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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GS 주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블록딜(시간외 대규모 장외매매)이 아니고, 또 장내거래라고요?"

GS 오너일가들이 경영권 승계에서 유리한 구도를 마련하기 위해 연일 ㈜GS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블록딜 방식이어야 하는데, 장내거래로 진행되면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GS 주가는 지난 2017년 8월 최고가 7만7천6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지난 21일 5만1천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년도 안 돼 무려 34% 감소한 것이다. 주가가 빠지게 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소액주주들은 GS 오너일가들의 계속된 지분매입에 따른 '주가 누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너 4세들의 GS 주식 매입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4세 중 가장 먼저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2년간 장내거래를 통해 10만2천426주를 매입하면서 1.43%에서 현재 1.54%로 0.11%P 증가했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도 같은 기간 32만2천주를 매입, 1.73%에서 2.08%로 증가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상무는 35만2천600주를 매입해 1.22%에서 1.6%로, 허창수 GS 회장 장남 허윤홍 GS건설 부사장도 0.49%에서 0.53% 각각 증가했다.

더욱이 이들의 지분 매입에 오너일가 개인회사까지 동원되기 시작했다. GS네오텍이 지난 17일 GS 지분 2만2천주를 장내매수한 데 이어 20일에도 1만5천500주를 추가 매수해 총 0.04%를 확보하며 GS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GS네오텍은 이번 GS주식 매입을 위해 19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GS네오텍은 건물설비 설치공사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로 허창수 GS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 회장이 지분 99%를 소유한 개인기업이다. 이외 0.95%는 허정수 회장의 두 아들 허철홍 GS칼텍스 상무와 허두홍씨가 각각 0.4% 가지고 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삼양통상이 GS 주식 20만주를 장내매수 했다. 삼양통상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과 그의 장남 허준홍 부사장이 각각 지분 20%, 22.05%씩을 보유한 사실상 허남각 회장 부자의 가족회사다. 이로써 허준홍 부사장 관련 ㈜GS 지분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2.25%까지 올라간다.

이들이 GS 지분을 연일 매입하는 배경에는 4세로의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GS는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고 하지만, 지분율이 주주총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가 되는 만큼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장내에서 지분경쟁을 펼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전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GS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주주친화경영 노력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최근 이같은 문제에 공감하며 대화방을 개설,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GS 대주주 일가의 승계에 필요한 상속·증여세를 개인 주주들이 대신 납부하는 꼴"이라며 "GS가 허씨일가의 개인회사도 아닌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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