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긴장되는 음식점 키오스크 주문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최근 한 일본 음식점 키오스크(무인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는 데 일순 긴장이 됐다.

주문에 서투른 모습이 다른 사람 눈에 띄는 것도 창피했고, 주문 속도가 느려 뒤에 있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미안했다. 할머니 한 분은 도저히 계산을 하지 못하겠다며 주인을 불렀다.

키오스크는 식당 직원과 대화 없이 원하는 메뉴를 고르고 결제할 수 있고, 식당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

그러나 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또 하나의 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편하자고 만든 서비스인데 누군가는 이용하기에도 불편하고 감정적으로도 불쾌함을 느낄 수 있겠다.

켄 로치 감독이 영국 복지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선 노인인 주인공이 실업급여를 신청하다 분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온라인으로만 신청할 수 있게 해 놨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기가 이용자 말을 알아 듣고 때론 대신 사고까지 해주는 시대가 도래 했지만 기술 수혜의 격차는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개발자회의 I/O 취재 차 다녀 온 구글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느껴졌다. 세계 최고 기술 기업이라는 구글의 행사 슬로건은 '최고'나 '최대'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AI·안드로이드' 였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I/O 기조 연설에서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달성하고자 하는 바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AI와 새로운 툴들이 그동안 불가능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구음장애인을 위한 기술, 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말을 알아 듣는다는 AI 기기가 등장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글의 사회적 공익을 위한 AI 프로그램 내 유포니아(Euphonia) 프로젝트 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AI를 활용해 또렷하지 않은 말소리 등 다양한 말소리 형태를 컴퓨터가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모으고 기계 학습을 진행 중이다.

구글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기업, 정부가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또 다른 숙제가 생겼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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