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국가 수출 위해 표준화된 인증 시스템 절실"

개인정보 역외이전 규정 강화·감독 통일해야…유성엽 의원 발의 예정


[아이뉴스24 최은정 기자] "지난해 12월 프랑스에 총 3천만 원 규모 사업을 유치하는데 걸린 시간은 자문을 구하는 것부터 총 2~3달이었습니다. 다행히 외국 스타트업 대상 로펌을 찾아 낮은 비용으로 수출에 성공했지만 곧 독일에 수출하기 위해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적정성 결정에서 우리 정부가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가운데, 해당 지역 수출 등에 나서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라진 규정에 맞춘 국내 규정 등 관련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아름 스타트업 닷(dot) 팀장은 12일 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학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GDPR 적정성 결정을 위한 개인정보법 개정 토론회'에서 이 같은 사례를 들었다.

닷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점자 스마트 워치·점자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회사다. 지난해 프랑스 제1통신사 오렌지텔레콤에 스마트 워치를 수출한 바 있다.

스타트업 대표로 유럽 수출에서 겪은 애로사항을 토로한 것.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GDPR 적정성 결정을 위한 개인정보법 개정 토론회' 현장.

최 팀장은 "워치의 GDPR 인증을 위해 한국·유럽 표준인증원, 행정안전부 개인정보협력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개인정보협력팀, 또 로펌 등에도 자문을 구해야 했다"며 "국내에는 자체적인 인증 시스템이 없고 자문을 통해 솔루션이 나오지 않아 오렌지텔레콤과 직접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GDPR 인증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 부담 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유럽 표준인증원에 500만원을 들여 인증받으려고 했으나 브렉시트 이후 인증이 무효처리 될 가능성이 있었다"며 "다른 경로는 수출규모 3천 만원의 배에 해당하는 비용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만간 독일 통신사에도 수출할 예정인데 EU 각 국가와 매번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건 실무자 입장에서 매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적정성 결정을 통과해야겠지만 우선 표준화된 인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U 수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이처럼 수출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한 번 인증 받으면 EU 국가 전체에 통용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KISA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 약 700여 개가 EU시장에 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추진중에 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GDPR 적정성 결정 통과를 위해 감독기구의 독립성은 물론 개인정보 역외이전 규정 강화와 거버넌스 통일 등이 수반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보라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위원(변호사)은 "관련 법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감독기관 위원 조건이 '3급 이상 공무원'으로 명시돼 있는데 이 조건은 GDPR 독립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정후에도 GDPR을 통과하지 못하는 건 국가적 재해이며, 후속법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인재근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이의 추가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 의원 개정안에는 가명정보처리 관련 내용과 GDPR 적정성 결정 대응 내용이 통합돼 있다"며 "우선적으로 기업의 GDPR 대응책을 마련한 뒤, 가명정보는 추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GDPR 적정성 결정을 위한 개인정보법 개정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산재한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정도 서둘러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분산된 법체계로는 적정성 결정의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게 앞선 시도에서 입증됐다"며 "역외이전 규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의 통일성이 미흡하기 때문에 이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유성엽 의원(민주평화당)이 대표 발의한 추가 개정안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은정기자 ej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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