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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5당대표 '日 규탄' 공감…대응 방안엔 이견


1년4개월만에 마주 앉은 6人 3시간 격론…추경 결론도 못 내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맞서 초당적 대응에 나섰다. 1년 4개월 만에 한 자리에 둘러앉은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나갔으며, 비상협력기구 설치 등 대응 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 설치 합의…文, 정상회담·특사엔 '신중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5당 대표 기자간담회에 따르면 오후 4시부터 7시께까지 3시간 가량 이어진 회동의 핵심 의제는 단연 '일본'이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부터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근본적으로는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5당 대표들도 적극 공감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한일 정상회담 개최, 대일 특사 파견 등을 한 목소리로 제안했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일본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점과 관련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검토하는 한편, 일본을 WTO에 제소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회동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회동했다. [뉴시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는 이 가운데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 운영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공동 발표문에 담았다. 기구에는 5당이 모두 참여하되 구체적 규모 등에 대해선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과 대일 특사 파견에 대해 "특사나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다"면서도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건 아닐 것이다.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해져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황교안 대표가 외교라인 교체를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가능성과 관련,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대(對)일본 경고 메시지는 공동 발표문에 포함됐다. 다만 황교안 대표가 "아직 충분한 언급이 안 된 부분인데 공동 발표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文·與 "추경 빨리 처리하자"…黃 "충분히 논의 안 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엄중한 경제 대책으로써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추경을 최대한 빠르게,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운을 떼면서다. 이해찬 대표도 "기왕 말씀이 나왔으니 추경안을 빨리 통과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야당 대표들도 추경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공동 발표문에 담길 수준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정 대표는 "내일(19일) 본회의에서 추경 처리가 이뤄졌으면 하는 대통령과 여야 4당의 촉구가 있었지만 황교안 대표가 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황 대표는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강력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대표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확대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황 대표와 한때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별다른 답변 없이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5당은 이번 회동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이해찬 대표는 "초당적으로 협의하고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고, 황교안 대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손학규 대표는 "앞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고, 정동영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는 자리였다"고, 심상정 대표는 "청와대와 5당 대표들 간 새로운 시작, 아이스브레이킹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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