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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섬세하게, 더 유연하게…소프트로봇 시대 성큼


서울대 '소프트 센서', KAIST '소프트 엑츄에이터' 발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생체의 움직임을 모방하기 위한 인공근육 연구 결과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공근육 개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더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을 구현한 국내 연구진들의 연구성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어 소프트로봇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20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용래 교수팀은 "생체 근육의 고유수용 감각기관을 모사한 소프트 센서가 내장된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1일에는 KAIST 기계공학과 오일권 교수팀이 "나비가 날개짓 하듯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로봇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팀은 근육의 섬세한 움직임을 모사할 수 있는 센서(감지기)를, KAIST 팀은 근육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재현한 엑츄에이터(구동기)를 개발한 것으로, 두 연구결과는 각각 로보틱스 분야 국제학술지 8월호에 나란히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왼쪽) 서울대 박용래 교수의 논문이 게재된 ‘소프트 로보틱스’ 표지와. (오른쪽) KAIST 오일권 교수의 논문이 실린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
(왼쪽) 서울대 박용래 교수의 논문이 게재된 ‘소프트 로보틱스’ 표지와. (오른쪽) KAIST 오일권 교수의 논문이 실린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

서울대 박용래 교수 연구팀은 생체 근육의 '근방추'(Muscle spindle)와 '골지힘줄기관'(Golgi tendon organ)이 작동하는 방식을 본따 인공근육의 움직임을 사람처럼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 센서를 개발하고, 이 센서를 액체 전도체를 이용해 공압 인공근육에 직접 내장함으로써 인공근육 자체의 수축 길이와 수축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소프트 센서는 아주 얇고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인공 근육의 크기와 무게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근육의 변형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공근육을 납작한 패치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부피가 최소화되어 사람과 같이 크고 작은 수많은 근육으로 이루어진 소프트 로봇 개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로봇들은 센서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전체적인 움직임이나 힘을 제어하는 것에 그쳤지만, 각 근육에 붙어있는 소프트 센서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이용해 구동기를 세부적으로 제어하고 협력적인 움짐임을 만들어 낸다면 인간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이번 연구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와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생체 근육과 인공 근육의 고유수용기 비교 이미지 [서울대]
생체 근육과 인공 근육의 고유수용기 비교 이미지 [서울대]

KAIST 연구팀은 낮은 전압으로 구동되면서 생물체가 움직이는 것과 같이 부드러운 형상변형이 가능한 이온성 소프트 액츄에이터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금속처럼 전기가 잘 흐르고, 표면의 기능성을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나노물질인 맥신(MXene)을 전도성 고분자와 결합해 유연전극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1V에 못 미치는 낮은 전압으로 마치 문어처럼 180도 정도로 굽혀지는 최고 수준의 굽힘 변형률을 갖는 엑츄에이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인공근육은 낮은 전압에서도 매우 빠른 반응속도(1초)와 높은 굽힘 변형률을 나타냈으며 1만8천 사이클 이상의 장시간 운전에도 성능의 변화가 거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발한 인공근육으로 나비의 부드러운 날개짓이나 수선화가 시간에 따라 피고 지는 모션을 구현한 소프트 로봇을 실제 시연함으로써 움직이는 예술소품으로도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KAIST 오일권 교수는 “기존 인공 근육의 낮은 굽힘 변형률 및 짧은 구동 수명으로 인한 한계를 극복함으로서 특히 부드러운 움직임이 많이 요구되는 소프트 로봇, 자연모사 로봇, 웨어러블 플렛폼, 헬스케어 전자기기, 능동형 생체의료 디바이스, 움직이는 예술소품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선화 꽃이 피는 과정과 나무 위에 앉은 나비들의 날개짓을 개발한 소프트 액츄에이터로 시연한 모습 [KAIST]
수선화 꽃이 피는 과정과 나무 위에 앉은 나비들의 날개짓을 개발한 소프트 액츄에이터로 시연한 모습 [KAIST]

◇논문명(서울대) : ‘Sensorized, Flat, Pneumatic, Artificial Muscle Embedded with Biomimetic Microfluidic Sensors for Proprioceptive Feedback' Soft Robotics, 2019.

◇논문명(KAIST) : MXene Artificial Muscles Based on Ionically Cross-linked Ti3C2Tx Electrode for Kinetic Soft Robotics(Vol 4, Issue 33, 2019, Science Robotics)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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