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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가 안내하고 빛으로 촬영…새로운 광학현미경 개발


IBS, 초음파와 광학현미경 결합해 제브라피시 근육섬유 관찰 성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초음파와 빛을 결합해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해상도 높게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현미경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과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장무석 교수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기존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관찰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진이 개발한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조명단과 영상획득단의 대물렌즈(좌, 우)와 초음파 발생 장치(하)를 보여준다. 절단 없이도 소동물 내부 근육결 등 미세구조를 시각화 할 수 있다. [IBS]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진이 개발한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조명단과 영상획득단의 대물렌즈(좌, 우)와 초음파 발생 장치(하)를 보여준다. 절단 없이도 소동물 내부 근육결 등 미세구조를 시각화 할 수 있다. [IBS]

광학 현미경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미세구조를 확대해서 보여주는 장치이지만 생체 내부 깊은 곳을 관찰하기는 어렵다. 생체 조직의 수많은 세포와 구조들이 빛을 산란시켜 이미지를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초음파 영상은 태아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생체 내부 깊은 곳까지 촬영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아 미세한 구조를 볼 수 없다.

연구진은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을 결합, 생체 내부 깊은 곳을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을 개발했다.

초음파 결합 현미경은 생체 조직 내부를 잘 침투하는 초음파를 집속시킨 후, 초음파의 초점을 지나는 빛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산란광의 세기를 크게 감쇄시키는 원리로 만들어졌다. 초음파가 광학현미경에게 관찰 경로를 알려주는 일종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초음파의 초점을 통과하는 빛만을 선택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공간 게이팅(space-gating)이라 명명했다. 초음파는 생체 내부의 ‘빛 거름망’ 역할을 하며 무작위로 산란되던 빛을 차폐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산란광을 100배 이상 감쇄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간 게이팅으로 시각화한 적혈구 이미지. 조직-모사 매질 깊은 곳의 적혈구를 일반 현미경(a)과 공간게이팅 현미경(b)으로 관찰한 결과. 산란 효과가 상쇄되며 적혈구의 모습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IBS]
공간 게이팅으로 시각화한 적혈구 이미지. 조직-모사 매질 깊은 곳의 적혈구를 일반 현미경(a)과 공간게이팅 현미경(b)으로 관찰한 결과. 산란 효과가 상쇄되며 적혈구의 모습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IBS]

장무석 KAIST 교수는 “촘촘한 거름망을 사용하면 더 고운 가루만 남는 것처럼 초음파의 초점을 작게 할수록 산란광을 더 많이 감쇄시킬 수 있다”며 “향후 산란광을 1천~1만 배 수준까지 감쇄시켜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현미경을 이용해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 부화한지 30일 된 성체 제브라피시의 척추 안쪽 근육 조직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내부 근육 결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절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새 현미경은 자연 상태 그대로 살아있는 제브라피쉬 내부 조직을 꿰뚫어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인체 조직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면, 실시간 질병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최원식 부연구단장(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은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은 기존 광학 현미경의 얕은 이미징 깊이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공간 게이팅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빛의 산란 현상을 이해하고, 의생명 광학 기술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2월 5일 게재됐다.

◇논문명 : Deep tissue space-gated microscopy via acousto-optic interaction / Nature Communications

◇저자 : 장무석(공동 제1저자 및 교신저자), 고학석(고려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공동 제1저자), 홍진희, 이원규, 이재승, 최원식(교신저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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