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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코로나19에 재택·휴가…게임사 밀집 판교 가보니


출퇴근길 이전보다 한산…필수 인력 나와 서비스 등 점검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재택근무를 하거나 특별휴가를 실시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출근길은 확실히 전보다 한산해진 느낌입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최근 근처 건물에 응급차가 오기도 해 걱정을 좀 했었는데 특별휴가를 주겠다는 공지에 다들 반기고 있습니다."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스마일게이트 사옥 앞에서 만난 스마일게이트엔테인먼트 소속 직원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판교 일대와 사내 분위기 등을 이같이 전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감염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 또는 유급 특별휴가를 실시하는 게임사가 늘고 있다. 게임업계 '빅3'인 넥슨, 넷마블은 이날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고, 엔씨소프트는 3일간의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27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넥슨과 NHN 사옥 앞
27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넥슨과 NHN 사옥 앞

이외 NHN, 네오위즈, 펄어비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웹젠, 컴투스, 게임빌, 엑스엘게임즈, 네시삼십삽분 등도 모두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이날 오후 판교 일대에서는 게임사 직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사적인 재택근무나 특별휴가를 실시하지 않은 곳들이 아직 있는데다, 재택·휴가 방침에도 업종 특성상 필수인력은 출근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특히 이날 판교 일대에는 스마일게이트 그룹 소속 직원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이날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모두 출근했다.

대신 스마일게이트는 28일부터 3일간 순차적으로 법인·업무별 유급 특별휴가를 실시한다. 이날 출근했던 스마일게이트 직원도 회사 결정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또 다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직원 B씨는 "우리 팀의 경우 해외 쪽에 바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시행해도 사실상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에서 유급 특별휴가를 결정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나 특별휴가가 결정되지 않은 다른 게임사들은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다.

한 게임사 직원 C씨는 "다른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덕에 출근길이 한산해져 다행이기는 하나 코로나19 등에 노출되는 것은 아닌지,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 또는 특별휴가에 들어갔지만 필수인력으로 차출돼 출근한 인원들 역시 한편으론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마찬가지. 다만 특수 상황을 감안해 말은 아꼈다.

엑스엘게임즈에 다닌다는 D씨는 "전사 재택 근무가 실시됐지만, 업무 특성상 재택이 불가능한 필수 인력들은 나왔다"며 "회사에서 택시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고만 말했다.

넥슨 사옥 근처에서 만난 넥슨코리아 직원 E씨 역시 "필수 인력이어서 출근했다"며 바쁘게 회사로 향했다.

27일 전사 휴무에 들어간 엔씨소프트 사옥 앞
27일 전사 휴무에 들어간 엔씨소프트 사옥 앞

실제로 전사 휴무에 들어간 엔씨소프트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사내 로비에 모여있는 일부 인원들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출근이 불가피한 필수인력들로, 이들에게는 따로 휴가가 제공된다"며 "직원 외에도 내부 리모델링 공사와 방역을 위한 인력들이 섞여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출근을 선택한 직원들도 있었다. 이들의 경우 회사로부터 허가를 받은 경우다. 대신 수당 및 택시비, 주차권 등을 지원받는다.

넥슨코리아에 다닌다는 또 다른 직원 F씨는 "자택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업무가 있어 출근했다"며 "사내 식당이 운영되고, 택시비도 지원돼 자발적으로 출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 사옥 근처에서 만난 네오위즈 직원 G씨와 H씨는 "재택근무가 권장되지만 필요 업무가 있어 출근했다"며 "회사에서 열화상기를 배치하고 손소독제, 마스크 등을 지급 하는 등 신경쓰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퇴근 시간께 판교역 일대는 이전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유동인구는 제법 있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곧바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주변 음식점 등에 들리는 인원은 많지 않았다.

실제 판교 일대 카페 및 음식점들은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판교역 인근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꽤 붐비고 있었지만, 개인 카페나 일부 음식점 직원들은 손님이 줄어들었다며 걱정을 표시했다.

판교 일대 카페에서 일하는 I씨는 "아무래도 전보다 손님들이 많이 줄은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사들을 포함해 판교 일대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손님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27일 오후 퇴근 시간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판교역 쪽으로 향하고 있다.
27일 오후 퇴근 시간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판교역 쪽으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재택근무를 직접 해본 게임사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가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이날 재택근무를 하느라 출근하지 않은 게임사 직원 J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혹시나 노는 것처럼 보일까 봐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이 때문에 업무 집중이 힘들다는 직원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회사 방침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사 직원 K씨는 "막상 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재택근무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도 게임업계에 유연한 재택근무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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