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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변경 6년 LF, '종합리빙기업' 진화 박차


구본걸 회장 "온라인에 집중"…신사업 실적 부진은 과제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LG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패션 회사를 넘어 '종합리빙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LF가 1일 사명 변경 6주년을 맞았다. LF는 향후 한계가 분명한 패션 기업을 넘어 외식, 호텔, 주류, 부동산신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본걸 LF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LF 본사에서 열린 제14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패션사업의 차별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푸드, 리빙, 부동산신탁 등 신규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우리 일상의 삶과 밀접한 사업들을 확대할 것"이라며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중점 추진 사항으로 ▲닥스·헤지스·질스튜어트 등 메가브랜드 집중 육성 ▲온라인·모바일 사업 확대로 효율성 극대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생활종합문화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내세웠다.

◆화장품·여행·외식·소형가전에 부동산까지…'문어발식' 사업 다각화 이어와

LF는 구 회장의 지휘 아래 지난 2014년 사명 변경 직후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한 변신 작업에 돌입했다. 2015년 '동아티브이'와 온라인 쇼핑몰 '트라이씨클'을 인수하며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개시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향수 브랜드 '불리 1803'과 네덜란드 화장품 '그린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취득해 산하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사명 변경 6주년을 맞은 LF가 종합리빙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LF]
사명 변경 6주년을 맞은 LF가 종합리빙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LF]

2017년부터는 공격적인 사업 부문 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LF는 2017년 주주총회에서 '호텔업·관광숙박업·오락과 문화 등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으며, 주총 직후 여행 전문 채널 '폴라리스TV'를 인수하며 여행업계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등을 국내에 수입하는 주류업체 '인덜지'를 인수하며 주류 시장에 도전했고, 자회사 LF푸드를 통해 해외 식자재 전문 유통업체 '모노링크, 구르메F&B코리아' 등을 인수하며 식자재 유통사업을 강화했다. LF푸드가 운영 중인 일본 라멘 전문점 '하코야', 씨푸드 뷔페 '마키토차야' 등과 시너지를 이루겠다는 목적에서다.

2018~2019년에는 뷰티 사업과 부동산 신탁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2018년 9월 헤지스 남성 화장품 '룰 429'를 론칭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국내 3위 부동산신탁사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 50.74%를 인수했다. 또 9월에는 첫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며 뷰티 사업의 구색을 갖췄다.

◆'나 홀로 성장' 결실 얻은 사업 다각화…일각에선 수익성 문제 지적도

LF의 이 같은 사업확장은 5년간 1%대 성장 등 지지부진한 패션업계에서 '나 홀로 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LF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8천51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대비 8.5% 성장한 것으로, 같은 기간 함께 업계 '빅 3'를 구축하고 있는 한섬,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각각 3.0%, 1.5% 감소한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실적이다.

매출 성장 폭 또한 꾸준히 커지고 있다. LF는 지난 2016년 전년 대비 2.7% 하락한 1조2천29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7년 1조6천21억 원, 2018년 1조7천67억 원의 실적을 내놓으며 보다 가파른 성장 가도에 올라섰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사업영역 확장의 결실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LF 관계자는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며 패션업계 성장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매년 매출이 늘고 있다"며 "패션 매출은 크게 늘지 못하고 있지만, F&B, 코람코 등 사업 다각화의 영향으로 전반적 외형 확장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본걸 LF회장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LF]
구본걸 LF회장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LF]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업확장이 겉으로 보이는 매출 상승에는 기여할 지 몰라도, 실질적 이익은 남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LF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2018년 대비 27%가량 하락한 875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 성장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로 인한 매출채권 손상손실 비용, 시장 진입 초기인 적자 자회사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또 최근 5년 사이 인수한 기업 중 코람코자산신탁, 트라이씨클, 동아TV, 모노링크, 글로벌 휴먼스, 구르메F&B 코리아 등은 312억 원의 순익을 냈지만, 인덜지를 비롯한 자회사들은 총 7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영향을 끼쳤다. 이 과정에서 15년 동안 주요 브랜드로 활약해 온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정리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7일 주주총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들은 "코람코자산신탁 인수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일부 자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회사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짙어지는 가운데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 등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주가에 대해서는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빠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시간을 주시면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지속 투자 의지를 밝혔다.

◆LF "성장 위한 투자 이어갈 것…온라인·해외사업 강화"

LF는 올해부터 온라인 역량을 바탕으로 온라인·모바일 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온라인 브랜드로 리뉴얼한 '앳코너'가 지난달 중순 출시한 봄 주력 제품 초도 물량을 완판 시킨 것과 같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수익성 개선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회사 인력의 30%를 IT 관련 인력으로 구성하는 등 인적자원 재편도 마쳤다.

LF '던스트'는 해외 진출의 '키 포인트'로 꼽힌다. [사진=LF]
LF '던스트'는 해외 진출의 '키 포인트'로 꼽힌다. [사진=LF]

기존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투 트랙 전략'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간다. LF는 '모그, 일꼬르소,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온라인 브랜드를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액세서리 브랜드 'HSD'를 선보인 바 있다. 또 프라다, 구찌,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LF몰을 통해 지속적으로 판매해 나가며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 공략에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입점하며 해외 진출의 첫발을 뗀 '던스트' 등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함과 함께, '비건 화장품' 시장을 정면 조준하고 있는 아떼를 통해 할랄 인증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절대적인 이슬람권 및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패션 전문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소비자의 삶을 윤택하게 바꿀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며 "튼튼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패션업을 넘어 식품, 리빙, 화장품 등 소비자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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