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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동안 75bp 내려간 기준금리…시중은행들 '수익성·건전성 이중고' 허우적


'주수입원' 순이자마진 감소…코로나 금융지원 따른 리스크 관리도 비상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초 '빅컷'을 단행한데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상 최저치까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시중은행들의 올 한해 농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들의 순익을 좌우할 순이자마진도 덩달아 내려가서다. 코로나19 지원에 따라 건전성 관리도 해야하는 은행들은 수익성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크게 위축됐다"라며 "국내 경제는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는 한편,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통화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2월 제시한 2.1%에서 크게 낮춘 -0.2%로 수정했다.

한국은행이 올해만 기준금리를 75bp 내리면서 시중은행들도 고민에 빠졌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는 만큼,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분기 1.62%에서 4분기 1.46%로 줄었다. 한은은 지난해에도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한 바 있는데, 그 효과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면서 1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역대 최저치인 1.46%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데 이어 최근 25bp를 추가로 내린 만큼,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경제 상황이 엄중한 터라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건 은행도 예상했던 내용이지만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수익이 이자이익에 편중돼있다 보니,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무조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비이자이익을 늘려야하는데,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등이 터지면서 여건이 안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너도나도 해외에 나가려는 이유도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건전성 리스크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77조2천294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천99억원(1.8%)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5조6천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재 은행들은 정부가 마련한 '100조원+@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따라 10조원 이상의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에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출 문턱이 낮아진 만큼, 이르면 올 3분기부터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순이자마진을 방어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 시중은행들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01%, 6개월 금리는 0.81%이다. 추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연 1.0%가 넘는 정기예금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채 기반의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전에 내려갔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7월 중순이 돼서야 내린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 수신상품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수신상품 금리가 6월 초에 들어서는 다음 주부터 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은행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준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빅컷 이후로 한은이 올해 안에 무조건 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시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한은이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0.25~0.50%p로 줄어들면서 마지노선인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이 축소되면서 시장금리의 하락폭 또한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의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라며 "과거에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은행주의 반등 폭이 탄력적으로 나타났던 경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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