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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P 양산 개시한 TSMC…파운드리 시장 '쾌속질주'


5나노 공정서 삼성 앞지르는 양상…하반기 중 5나노 제품 양산 준비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최근 퀄컴의 차기 플래그십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7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제작되는 이 제품은 전작인 '스냅드래곤 865'보다 한층 강화된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주요 스마트폰에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TSMC는 이와 함께 스냅드래곤 875 내부에 탑재되는 퀄컴의 5G 모뎀 'X60 5G'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되는 AP인 'A14 바이오닉'도 이달부터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5나노 공정으로, AMD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NXP의 차량용반도체에도 TSMC의 5나노 공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가 주요 IT업체들의 최첨단 제품을 5나노 공정으로 잇따라 위탁 생산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더욱 치고 나가면서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SMC 사옥의 모습. [TSMC]
TSMC 사옥의 모습. [TSMC]

TSMC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중국 화웨이의 제품을 당분간 생산할 수 없지만, 그 공백을 메울 만한 다른 고객사들을 많이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굳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분간 파운드리 업계의 최첨단 미세공정으로 자리매김할 5나노 공정 경쟁에서도 삼성전자에 한 발 앞서게 됐다.

스냅드래곤 875의 경우 2021년 상반기 삼성전자·LG전자와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내놓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이변이 없는 한 탑재될 전망이다. 플래그십 라인업인 스냅드래곤 800 시리즈 중에서는 최초로 5G 모뎀이 내장돼 AP와 모뎀이 '원칩' 형태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내부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져 보다 얇은 기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SMC가 이 '원칩'을 최종 생산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외신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875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이 최근에 공개한 '코어텍스(Cortex)-X1'를 바탕으로 할 전망이다. 전작인 코어텍스 A77보다 30% 더 높은 성능을 내며 올해 나온 코어텍스 A78과 비교해도 단일 스레드 성능이 22% 더 좋다. 그런 만큼 스냅드래곤 875도 전작 대비 상당한 성능 개선이 있을 전망이다. 5G 모뎀칩인 X60은 밀리미터파(mmWave) 및 6기가헤르츠(GHz) 이하 등 다양한 주파수를 지원한다.

퀄컴과 애플, AMD는 이전부터 TSMC의 주요 고객이었다. 지난해를 봐도 퀄컴 스냅드래곤 865, 애플 A13 바이오닉, AMD 라이젠 3000 시리즈 등 7나노 공정이 적용된 이들 업체의 주요 제품들은 모두 TSMC가 전담했다. 이들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TSMC를 찾았다. 퀄컴 X60 5G 모뎀칩의 일부 물량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으나, 메인 공급사는 여전히 TSMC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올 하반기 중으로 5나노 제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AP '엑시노스992(가칭)'와 퀄컴 X60 5G 모뎀 일부 물량이 대표적이다. 다만 TSMC에 비해 아직 확보한 고객사 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5나노 공정을 더 빠르게 개시한 데다가 파운드리 업계에서 워낙 탄탄한 입지를 굳힌 만큼 기존 고객사들이 계속해서 TSMC에게 물량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첨단 기술을 토대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도 파운드리 시장이 첨단 공정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7나노·5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가능한 업체가 TSMC와 삼성전자 둘뿐이니만큼 삼성전자로서는 TSMC의 점유율을 빼앗으면서 기술적으로 TSMC에 우위를 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5나노에서 TSMC에 선취점을 내준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예상 시장점유율은 TSMC 51.5%, 삼성전자 18.8%다. 1분기보다는 격차를 약간 좁혔지만 여전히 두 배 이상이다.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추격이 어렵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첨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향후 상용화된 3나노 공정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가혹한 위기'를 얘기하고 미래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잇따라 강조했다"며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첨단 기술 개발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삼성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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