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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잃은 유동자금 지방은행 금고 속으로…광주은행 저원가성 예금 비중 53%


지방은행 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힘입어 원화예수금 규모도 커져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지방은행들의 곳간이 차오르고 있다. 전체 원화예수금이 늘어나고 있는데,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저원가성 예금 중심으로 에수금이 불어나고 있다. 증가세가 두드러진 광주은행은 전체 예수금중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절반을 넘어섰다.

왼쪽부터 부산은행, 대구은행, JB금융지주 본점 전경  [각사, 뉴시스 ]
왼쪽부터 부산은행, 대구은행, JB금융지주 본점 전경 [각사, 뉴시스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등 지방은행 6곳의 원화예수금 잔액 합계는 지난 2분기 기준 155조8천81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0조8천949, 7.5% 증가했다.

광주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1조3천1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조8천244, 15.3%나 증가했다. 규모가 더 큰 대구은행은 42조3천730억원으로 같은기간 4조1천630억원, 10.9% 늘어 지방은행 중 덩치가 가장 큰 부산은행(41조2천389억원)과 비등해졌다. 부산은행은 동기간 8천800억원, 2.2%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남은행은 31조4천521억원으로 2조124억원, 6.8%증가했다.

 [표=이효정 기자 ]
[표=이효정 기자 ]

공통점은 지방은행들이 저원가성 예금 증가에 힘입어 원화예수금이 늘었다는 것이다.

원화예수금에 포함되는 저원가성 예금은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요구불예금, 기업자유예금 등과 같은 금리 연 0.1~0.2%로 낮은 상품이다.

고객들에게는 '보통예금' '급여통장' 등으로 이름 붙여져 판매되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들을 말한다. 은행으로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적금을 판매하는 것보다는 금리 부담이 적은 저원가성 수신이 많을수록 유리해 저원가성 예금을 '핵심예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광주은행만 봐도 저원가성 예금 잔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지난 2분기 11조3천32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1.3%나 폭증했다. 세부 상품별로 요구불예금이 41.3%, 기업자유예금이 72.7% 증가하는 등 크게 늘어난 덕택이다.

저원가성 예금에 포함되지 않는, 정기예금 잔액이 동기간 10조391억원, 5.2% 감소해 9조4919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전체 원화예수금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3.2%에서 올 2분기 53.0%로 절반을 넘어섰다.

대구은행도 저원가성 예금의 증가 원화예수금 증가로 이어졌다. 올 2분기(4~6월)중 평균잔액 기준 대구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17조5천928억원으로 1년새 16.4% 늘었으며 이 가운데 요구불예금은 3조5천205억원으로 동기간 39%나 증가했다. 전체 원화예금대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2.1%포인트 높아져 42.3%였다.

경쟁사에 비해 원화예수금 증가폭이 크지 않았던 부산은행도 저원가성 예금만 보면 두자릿수 증가폭이었다. 2분기중 평잔 기준 저원가성 예금은 17조4천971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조9천203억원, 12.3% 증가했다. 자연히 저원가성 수신 비중도 39.1%에서 42.6%로 3.5%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처럼 저원가성 예금이 부풀어 오르는 이유는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데다, 가뜩이나 어려웠던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에 저금을 하고 싶어도 금리가 낮아져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을 일단 은행에 쌓아두는 것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은행 수익성면에서 긍정적인 것이 맞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높지 않고 주식대기대금 등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 상반기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했던 재난지원금 등으로 영향을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방은행들은 다른 대형 시중은행보다 수신 규모는 작지만,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해당 지역의 시금고 역할을 도맡아 오는 경우가 꽤 있어 각종 지자체 지원금을 집행할 때 지방은행을 통해 돈이 흘러가기 때문에 예수금에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시중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저원가성 수신 상품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각종 재난지원금 등을 지급할 때 시금고 역할을 맡고 있는 광주은행을 통해 자금이 조기집행되는 경우가 많아 수신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은행으로서 저원가성 예금 증가는 희소식이다. 모든 일반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의 기본은 고객들의 예금 등 수신상품이고 그외에 은행채 발행 등을 필요에 따라 활용한다.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줘 이자수익을 얻는다. 예금 상품을 판매한 대가로 고객에게 주는 금리가 낮을수록 은행으로서는 유리할 수 밖에 없어 모든 은행들에게는 저원가성 예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숙제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은 일선 영업점에서 어느 은행이나 유치하려는 자금이라 일선 영업점에서도 그럼 점을 가장 큰 부분이라 대면영업을 통해 꾸준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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