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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뒤에 움직이는 사람 원격 감지할 수 있다…가오리 '전기장 감지 능력’ 본떠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기계공학부 공동연구팀, 원격감지센서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이 가오리 능력을 갖는다면 보이지 않는 벽 뒤에서 움직이는 사람을 파악할 수도 있다. 국내 연구팀이 가오리가 전기장 변화를 통해 사물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본뜬 ‘전기장 센서’를 개발했다.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이병호)은 25일 재료공학부 선정윤 교수(연구원 이영훈 박사, 송원준 박사과정), 기계공학부 김호영 교수(연구원 정연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가오리의 전기장 감지 능력을 본떠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원격으로 감지할 수 있는 전기장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가오리의 피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투명한 젤리가 채워진 작은 구멍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으로 부르는 이 구멍들 덕분에 가오리는 주변 공간상의 전기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전기장 감지 능력을 활용해 가오리는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주변 먹이 위치와 움직임을 원격으로 감지한다.

가오리의 전기장 감지 능력을 본떠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원격으로 감지할 수 있는 전기장 센서를 개발했다. [사진=서울대]
가오리의 전기장 감지 능력을 본떠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원격으로 감지할 수 있는 전기장 센서를 개발했다. [사진=서울대]

사람은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주변 물체의 위치를 감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사람은 시각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로 촉각에 의존해 물체를 알아낸다. 촉각을 이용한 방식은 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원치 않는 물체와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사람이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가오리 능력을 갖춘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전기장을 이용해 원격으로 먹이를 감지하는 가오리처럼 전기장을 이용해 주변의 물체를 원격으로 감지할 수 있다. 사람 역시 시각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셈이다.

공동연구팀은 정전기 유도(electrostatic induction) 현상을 이용해 주변 공간상의 미세한 전기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론적 분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센서의 작동원리를 규명해 성능을 최적화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전기장 센서를 이용하면 사람 역시 가오리처럼 전기장을 이용해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원격으로 감지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전기장 센서는 이뿐만 아니라 부도체를 통과할 수 있는 전기장의 특성을 이용해 전기장 센서로 벽 뒤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런 특성으로 앞으로 전기장 센서가 재난 현장 등에서 인명구조 활동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팀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피부 부착형 전기장 센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제작된 센서를 착용하게 되면 착용자는 주변 물체의 위치를 소리로 전달받을 수 있어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정윤 교수는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가오리의 능력을 본떠 주변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전기장 센서를 개발한 것”이라며 “전기장 센서를 활용하면 시각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더 안전하게 주변 물체의 위치를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논문명:Soft artificial electroreceptors for noncontact spatial perception)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11월 24일자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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