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최란 기자] SK지오센트릭이 순번이 돌아온 한국화학산업협회 회장직을 회사 사정 때문에 고사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8일 아이뉴스24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지난해 11월 자사가 한국화학산업협회 회장직을 맡을 순서가 임박해오자 협회와 회장을 맡고 있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에게 고사의 뜻을 전했다. 최 사장은 SK지오센트릭 대표 교체 인사가 막 났고 경험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 회장에게 연임을 권유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회장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SK지오센트릭의 고사로 임기가 연장돼 오는 2026년 12월까지 협회를 이끌게 됐다.

한국화학산업협회 회장직은 LG화학,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5사가 2년씩 돌아가며 비상근으로 맡아왔다. 경우에 따라 최대 4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화학협회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 관례에 따라 올해부터 2년간 SK지오센트릭 측이 회장직을 맡을 순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가 사임하고 최안섭 사장이 새로 대표가 되면서 최 사장으로서는 회장직 수행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SK가 사업 리밸런싱이 한창이었고 SK지오센트릭도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어 사내 경영에서 눈돌림 틈이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장직은 정부를 상대로 지원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등 대외활동도 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자신의 회사를 돌볼 시간이 더 적어질 수 있다"며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서는 각자의 사업이 모두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협회장직을 거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지난해부터 전사 차원의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도 대상이다. SK지오센트릭은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로 업황 장기 불황에 따라 수익성 악화 등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연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사업도 백지화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1조 8000억원을 투자해 울산ARC(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보류했다. 미국의 퓨어사이클과 한국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울산ARC에 공동 투자를 하기로 한 것도 중단했다. SK지오센트릭이 지난 2022년 3월 투자한 퓨어사이클 지분(당시 기준 약 680억원)도 전량 매각했다.
이탓에 SK지오센트릭의 신용도 하락 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aa3'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렸다. SK지오센트릭에 대해서도 기존의 'Baa3' 등급을 철회하고 'Ba1' 기업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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