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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석화학업계, 몸집 줄이기도 쉽지 않아


LG화학, NCC 2공장 매각 검토중이나 지연
정부 주도 구조조정 컨설팅 제도 신청건수 0건
"컨설팅이 아니라 세제 등 실질적 지원 필요해"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몸집 줄이기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화학 여수 NCC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 NCC 전경. [사진=LG화학]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몸집을 줄이기 위해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NCC 2공장은 여수 중흥동 산업단지 내 33만㎡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인 폴리에틸렌과 프로필렌을 각각 연간 80만톤, 48만톤씩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나온 매각 추진설이 1년 가까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액 차이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해당 공장의 투자 금액인 약 2조6000억원을 바탕으로 매각 가격을 설정하려는 반면, 협상 대상인 쿠웨이트 측은 LG화학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측은 이에 대해 "금액 차이로 매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현재 확정된 것은 없으며, (통으로) 매각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분의 일부를 넘기는 방식으로) 합작 회사를 만들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또 "시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상대방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는 상황일 뿐, 현재 여러 단계를 거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석유화학업계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경쟁력을 잃은 자산 매각을 유도하고,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합작법인 설립과 신사업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때 기업결합 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자료 제출 범위 등 공거래위원회의 사전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사전 컨설팅은 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제도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효율적인 경영 방안을 모색하도록 돕기 위한 제도였으나 신청 건수가 0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산업부에서 권장해 오고 있고, 기업 활력 제고법이라는 법에 근거해서 운영하는 것"이라며 "산업부를 통해서 공정위에 요청 내지는 접수가 돼야 하는데 현재 산업부에 제출된 건이 하나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제도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핵심 문제는 매각이나 M&A가 아니라, 원자재인 나프타를 싸게 확보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필요한 것은 정부의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업을 강제로 합병시키거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기업 간 이해관계 등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정책에 대해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기업 내부에서 계속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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