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대표적인 부품 중 하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트렌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지만, 차세대 HBM4와 커스텀 HBM에서는 이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19일 경기 광교 수원컨벤션에서 열린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진 이유는 반도체 때문이냐'고 묻는 주주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과 주주와의 대화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f71c8ad9afc802.jpg)
전 부회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개발의 토대를 마련했고, 현재는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품 특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의 결과로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저희의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BM 사업에서 주주 여러분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DS부문 전 임직원이 합심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실망을 안기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언제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수 있는지는 지난 1년여 간 주주들에게 '희망고문'과 같은 주제였다.
지난해에는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AI 기술 컨퍼런스 'GTC'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발언하며 기대를 키웠지만 결국 연내 공급은 불발로 끝났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하반기까지 차질없이 개발해 양산하려 한다"며 "우리는 기술회사인 만큼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다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구형 D램 출시에 대해 삼성전자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도 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 부회장은 "중국 로컬 제조사들이 DDR4나 LPDDR4와 같은 로우엔드 제품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저희는 HBM과 DDR5·LPDDR5·고성능 서버향 SSD 같은 제품 판매에 중심을 두려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에서 로우엔드 제품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시장에 들어올 수 있지만, 우리가 선단노드를 빨리 개발하면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과 주주와의 대화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cd63508e4203e5.jpg)
지난해 7월부터 30%이상 하락해 '5만전자'에 머무르고 있는 주가에 대해서도 "저희 회사의 주가는 반도체 부문의 성과가 많이 좌우한다"며 "다시 한 번 저희 주가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D램의 경우 하반기에 수급이 어느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낸드는 1분기부터 일부 회사의 감산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진행된 '주주와의 대화' 코너에서는 HBM 문제 외에도 반도체 특별법,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 경쟁력 개선 방안을 묻는 '송곳 질문'도 나왔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게 된 한진만 사장은 "그동안 고객들이 바라보는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2나노부터 65나노까지 선단노드와 성숙노드에서 모두 공정개발 뿐만 아니라 수율까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경쟁사(TSMC)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고 묻는 주주에게는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모두 가능한 유일한 기업"이라며 "선단 로직공정과 메모리, 첨단 패키징까지 총체적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주52시간 규제 완화가 담긴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삼성전자 경영진의 입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는 국내 기업끼리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패권 경쟁이 됐다"며 "중국 업체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메모리·파운드리 분야를 추격하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공정 미세화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현재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삼성전자의 제56기 주주총회는 주주와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요 안건으로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고 원안대로 가결됐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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