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국내 항공사 승무원 세계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승무원들이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의 비효율적인 유니폼과 구두가 승무원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하루 평균 1만5000보 이상을 걷고, 서서 일하는 시간이 14시간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항공사들은 승무원 유니폼의 변화를 꾀하는 추세다. 에어로케이항공은 남녀 구별하지 않고 편한 상의에 통기성 좋은 바지를 배합한 '젠더리스 유니폼'을 적용했다. 신발도 운동화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도 유니폼 변경을 준비 중이다. 지난 11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신규 CI 발표 현장에서 유니폼 변경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조 회장은 "신규 유니폼은 완전히 통합한 후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그 시점에 맞춰서 개발 중"이라며 "직원들로부터 불편하다거나 그런 점에 대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다 반영해 개선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고 2027년에 새 유니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항공사 승무원 문화가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채용절차도 개편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상반기 공개 채용부터 객실 승무원 선발 과정에 체력 시험과 상황 대처 면접을 추가하는 등 채용 방식을 변경한다. 채용 단계는 기존의 △서류 평가 △실무 면접 △임원 면접 △채용 검진에서 △서류 평가 △상황 대처 면접 △체력 시험·임원 면접 △채용 검진으로 변경된다.
체력 시험은 기내 난동 승객 제압, 비상 탈출 지휘 등의 기내 안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체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윗몸 일으키기, 오래 달리기, 높이뛰기, 암리치(뒤꿈치를 들고 한 손을 머리 위로 최대한 뻗은 길이), 목소리 데시벨 등을 측정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어부산 항공기의 화재 사고,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서 있었던 델타항공기의 착륙 사고 등에서 알수 있듯이 비상 상황에서 승무원들의 역할이 지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또는 형식에 얽매였던 승무원들의 복장은 점차 실용성있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비상 상황에서 안전요원 역할을 하는 승무원들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라도 치마나 구두보다는 바지와 운동화가 적합해보이며, 이는 최근 겪은 사고를 통해 일반 고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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