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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삼성에피스, 안질환 바이오시밀러 美 출시 '진땀'


리제네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기업 상대로 전방위 소송
'865 특허'가 최대 걸림돌⋯"중복 논란 있어 무효심판 필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안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 원개발사 리제네론의 특허 소송 전략에 막히면서다.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입이 일단 봉쇄된 상황이지만,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 결과에 따라 반전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으로 개발한 약물로, 황반변성·황반부종·망막병증 등에 사용된다.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93억6000만 달러(약 13조59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약물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아일리아 특허가 만료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와 '오퓨피즈'를 출시했다. 유럽에서도 오는 11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두 회사 모두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다. 아일리아의 미국 판권을 보유한 리제네론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출시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아일리아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지난 5일(현지 시간) 셀트리온이 제기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금지 가처분 항소심에서 리제네론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같은 이유로 가처분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며, 이에 따라 '오퓨피즈'의 미국 출시가 막힌 상황이다.

두 회사가 항소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리제네론의 '865 특허' 때문이다. 이 특허는 아일리아의 주요 특허인 '261 특허'의 분할 특허로, 아일리아의 제형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일리아가 '혈관 내피 성장 인자(VEGF) 길항제와 유기 보조 용매 등을 포함한 안과용 제제'라는 점이 명시돼 있다. 항소법원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리제네론은 과거 여러 특허를 근거로 경쟁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지방법원이 미국 기업 마일란과 인도 바이오콘사의 바이오시밀러가 865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자, 리제네론은 소송 전략을 변경했다.

이처럼 865 특허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출시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만약 법원이 상고심에서도 해당 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하면, 두 회사는 2027년 6월 특허 만료까지 제품을 출시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무효심판(IPR)이 남아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PTAB에 865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했으며, 여기서 특허가 무효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특허의 법적 효력이 상실된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기업 박스터는 독일 의료기기 기업 프레제니우스를 상대로 자사 제품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모두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PTAB가 해당 특허를 무효로 판단하자, 법원은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없게 돼 결국 본안소송이 모두 기각됐다. 배상금 판결과 판매 금지조치도 취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선점 효과가 커 먼저 출시된 제품이 의료진에게 익숙해지면 후발 주자가 시장을 빼앗기 어려운 구조"라며 "리제네론이 특허를 2027년 이후에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무효심판을 진행할 필요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65 특허가 현재 리제네론의 최후 방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법적으로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할 특허가 원특허(261 특허)와의 차별성이 부족할 경우, 중복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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