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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왜"…토허제 지정에 들끓는 위례 [현장]


서울·성남·하남 삼분된 위례서 송파구 단지만 허가구역
투기과열·조정대상지역 규제는 여전⋯거래량도 더 적어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집값이 오른 건 잠실이고 위례 집값은 1년 전과 똑같아요. 그런데 왜 여기도 규제지역에 묶이나요. 더구나 성남과 하남 행정구역 단지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 송파구로 구분된 행정구역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20일 방문한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A공인중개사는 현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발표에 놀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는 그는 정부 결정을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위례신도시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 단지의 주소지가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로 나뉜다. 그러다보니 각 지역 경계 위례중앙광장을 따라 걷다 보면 현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아파트는 송파구 장지동에 속하지만 위례중앙로 건너편 위례센트럴자이 주소는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또한 두 단지에서 광장을 따라 도보로 5분만 걸으면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소속인 '신안인스빌아스트로'와 '엠코타운센트로엘'에 닿는다.

정부가 지난 19일 송파구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같은 위례신도시에서도 일부 단지만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길 하나 차이로 규제가 적용된 단지와 규제에서 자유로운 단지가 나뉘는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면 주택 등을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도 어려워진다. 이를테면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주민들은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할 수 없지만, 위례센트럴자이는 갭투자가 가능하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송파구 소속 단지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적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장지동을 포함한 송파구 전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묶여 있어 이전부터 성남과 하남 소속 단지 대비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위례신도시 지도. [사진=네이버 지도 편집]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낮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또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해 2년 실거주해야 한다.

송파구 단지만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다른 지역 단지 대비 집값이 낮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은 지난달 15일 전용 51㎡ 기준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위례센트럴자이 같은 평형은 이달 11억1000만원~11억2700만원에 거래됐다.

거래량도 크게 다르다. 송파더센트레(1139가구)는 올해 4건만 거래됐고 위례신도시송파푸르지오(549가구)는 단 한 건 거래됐다. 1810가구 규모로 지역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은 3건 거래에 그쳤다.

이에비해 성남에 속하는 위례센트럴자이(1413가구)는 같은 기간 19건, 하남 위례신도시신안인스빌아스트로(694가구)는 6건 거래됐다.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같은 위례에서 송파구 단지 집주인만 대출을 받거나 세금을 낼 때 불이익을 받는데 왜 이번에도 송파구만 규제가 추가되나"라며 "토허제를 적용하기 전 이런 문제를 생각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단지 전경.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현장에서는 흥분 속에서 24일부터 적용되는 토허제 대비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된다.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둔 후 상황을 지켜보거나 집값을 낮춰 매도에 나서고 있다.

송파더센트레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C씨는 "토허제 지정 발표 후 하루밖에 안돼 큰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예전에는 절대 가격을 낮추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이젠 매수자가 나오면 가격 조정 의사가 있다고 연락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단지 전경.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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