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불붙은 배달전쟁"⋯배민 vs 쿠팡이츠 '포장 수수료'로 확전


이중가격제·최혜 대우 이어 포장 수수료까지 경쟁 플랫폼 '저격'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배달앱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신경전이 더욱 불붙고 있다.

이중가격제, 최혜 대우 등 굵직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서로를 저격해 왔던 두 회사가 이번엔 포장 중개 수수료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경쟁 우위에 서려는 모습이다. 배민이 오는 4월 14일부터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를 받겠다고 선언하자, 쿠팡이츠는 곧바로 무료 정책을 1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당초 이달 종료될 예정이었던 포장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23년부터 계속돼 온 배달앱 분야 자율규제와 을지로위원회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논의를 통한 성과"라며 "포장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식업주들은 배달비가 없는 데다 쿠팡이츠에서 중개수수료까지 무료로 지원받아 부담은 대폭 경감하면서도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분히 경쟁사인 배민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지난 12일 배민은 내달 14일부터 입점업체에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6.8%를 부과하기로 했다.

포장 주문은 배달과 동일하게 앱에서 주문을 한 뒤 음식은 고객이 직접 매장에서 가져가는 서비스다. 고객이나 식당은 배달비 부담이 없는 게 장점이지만, 플랫폼 입장에선 배달 중개와 동일하게 운영·개발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해왔다. 배민은 포장 중개수수료를 받는 대신,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고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포장 주문을 늘려 플랫폼과 입점업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배민의 구상이다.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로 쿠팡이츠가 배민을 간접 '저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민은 지난해 4월 기존 입점 업체의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면제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겠다고 했지만, 7월 이후 신규 입점한 업체들에게는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민이 신규 입점 업체에 수수료를 받기로 한 지난해 7월 1일 쿠팡이츠는 "모든 입점 매장에 대해 포장 중개수수료 무료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을 겨냥해 작심하고 발표 날짜를 고른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포장 중개 수수료 연장 발표에서도 쿠팡이츠는 "주요 배달앱 중 유일하게 포장 서비스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고 무료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쿠팡이츠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 외형 확장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두 플랫폼간 신경전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의 원인으로 배달앱 수수료가 지목되자 쿠팡이츠는 "특정 업체만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쿠팡이츠는 "자사는 기존 수수료를 동결하고 방문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타사는 요금제 변경, 중개 수수료 인상 및 고객 배달비 업주 부담 등으로 무료 배달에 따른 비용을 외식업주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이츠는 해당 업체를 'A사'로 표기했지만 관련 자료에 배민의 상징색인 민트 컬러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배민을 공개 저격했다.

곧이어 불거진 '최혜 대우' 논란에선 배민이 쿠팡이츠를 걸고넘어졌다. 최혜 대우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자사에서 거래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 등 거래 조건을 다른 곳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유리한 수준으로 강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달앱에 적용하면 음식 가격을 자사 앱에서 가장 낮거나, 최소한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최혜 대우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독점 구조를 공고히 한다고 지적한다.

배민은 지난해 최혜 대우 강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게 되자 "업주에 대한 최혜 대우 요구는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고 항변했다. 배민은 "경쟁사는 당시 멤버십 회원 주문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업주들로 하여금 타사 대비 메뉴 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쿠폰 등 자체 할인 역시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 올해 3월 말부터는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도입하면서 최혜대우 요구를 이어갔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관계 당국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당사는 올해 5월 '배민클럽'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방어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쿠팡이츠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직격한 것이다.

배달 플랫폼간 치열한 눈치작전을 동원한 서비스 경쟁과 노골적 견제가 최종 소비자의 혜택이나 소상공인 및 라이더의 몫까지 향상되는 효과를 끌어내는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불붙은 배달전쟁"⋯배민 vs 쿠팡이츠 '포장 수수료'로 확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