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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가 살리고, 소비자 입맛 잡고"⋯'로코노미' 시대


이마트 영덕 붉은대게·현대百 제주 양배추 활용한 상품 개발
이색경험·가치소비 중시하는 소비자 늘며 트렌드로 떠올라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최근 유통기업 영업팀은 지역의 맛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이는 전국 농가와 손잡고 지역 특산품을 들여와 상품을 개발하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도 지역 특색이 담긴 제품을 '촌스럽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힙(Hip)'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현대그린푸드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제주 저탄소 양배추를 활용한 메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그린푸드]

23일 업계에 따르면 '로코노미(Loconomy)'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로코노미는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지역 농가는 소득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기업들은 지역사회와 상생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이달 저탄소 농산물을 재배하는 제주 지역 농가로부터 못난이 양배추 100톤을 매입했다. 맛과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투박한 일명 못난이 채소를 메뉴로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대그린푸드는 매입한 양배추를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 600곳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두부캬베츠롤(두부양배추롤찜) △'양배추제육쌈밥' △'햄치즈양배추전(오코노미야키)' 등 양배추를 활용한 이색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현대그린푸드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제주 저탄소 양배추를 활용한 메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그린푸드]
이마트가 경북 영덕군의 특산물 영덕 붉은대게를 활용해 만든 '피코크 붉은대게칩'.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3~4월에 걸쳐 경북 영덕군의 특산물인 붉은대게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인다. 앞서 영덕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간 7톤가량의 붉은대게 원물을 받기로 했다. 지난 16일에는 첫 상품인 '피코크 붉은대게칩'을 내놨다. 이어 △'피코크 게딱지맛 볶음밥' △'피코크 쫀득게살전' △'피코크 바삭촉촉 게살크림고로케’ △'피코크 게살 코코넛크림 커리' △'피코크 게살스프' 등 붉은대게 활용 상품들을 출시 준비 중이다.

편의점 CU도 생과일 하이볼 시리즈로 제주 지역의 잉여 감귤 546톤을 수매해 만든 '생감귤 하이볼'을 출시하는 등 국내 농산물 소비 활성화에 힘주고 있다. GS25의 경우 충남 예산 지역의 특산물인 쌀과 사과로 만든 발효액을 베이스로 믹솔로지 주류 'IGIN 애플토닉'을 선보였다.

현대그린푸드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제주 저탄소 양배추를 활용한 메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그린푸드]
CU가 제주 감귤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감귤 하이볼'. [사진=BGF리테일]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특산품을 어디서든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역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중간 마진을 줄일 수 있어 대체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로코노미 활용 식품 관련 U&A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코노미는 기업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ESG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지속 가능성과 가치 소비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지역이라는 푸근한 이미지를 형성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협력 농가를 찾기 위해 같은 지역을 수십 번씩 찾기도 한다"며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했다는 희소성에 주목하며 세련된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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