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대표 "AI 기술 수요자에 머무르지 않고, 돈 버는 공급자 될 것"(종합)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AI 기술 수요자에 머무르지 않고 돈을 버는 공급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통신 기반의 효율화를 넘어 AI를 중심에 둔 사업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 대표는 "AI는 공급자 입장에서 접근할 때만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며 "AI 기술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SK텔레콤을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사 비용 구조를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하는 운영개선(O/I) 체계를 본격 도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신과 AI로 단순화했다. 이와 함께 연관 자산을 적극 유동화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 결과 2024년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을 넘어서며 5년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률도 10년 만에 두 자릿수(10%)를 회복했다.

"올해, O/I의 전방위적 확대해 비용 절감...에이닷 수익화 시작"

유 대표는 "올해는 O/I의 전방위적 확대를 통해 통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과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OIMS(운영개선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O/I를 통해 확보한 리소스 일부는 인공지능 전환 및 디지털 전환 혁신 가속화에 투자하고 추가 비용 절감이 가능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AI 성과를 이룰 토대로 삼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올해 'AI 피라미드 2.0' 체제를 본격 가동해 인공지능 사업의 수익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인프라를 강화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AI 에이전트 '에이닷'과 '에스터'를 앞세워 국내외 소비자 대상(B2C) AI 시장도 동시에 공략할 방침이다.

유 대표는 "에이닷 수익화와 관련해 고객의 일상 전반을 점유하며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구독상품, 결합상품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SK텔레콤은 AI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블랙웰 올해 2~3분기 중 도입...GPUaas 시장에서 경쟁력 있어"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대표는 AI 인프라 투자와 국내외 기술 협력에 대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SK텔레콤은 당초 올해 3월에 AI 데이터센터(AIDC)에 도입하려던 엔비디아 H200 대신 신형 블랙웰 GPU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H100은 이미 일부 도입됐고, H200보다 블랙웰의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해 올해 2~3분기 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PUaaS(서비스형 GPU) 입찰에 대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 대표는 "현대차그룹 입찰에서 아쉽게 밀린 건 사실이지만 전체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시장 수요가 지속되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선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닌 전략적 제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투자 기업의 가치가 3배 이상 상승했지만, 본 이익이 주된 목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인프라 컴퓨팅센터 구축과 관련해서도 "취지에 공감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AI 기반 디지털트윈 역량으로 전환한다. 유 대표는 "메타버스보다 현실 적용성이 높은 디지털트윈에 집중할 것"이라며 "UAM 사업은 기술과 규제 환경을 보며 유연하게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사는 김창보 변호사와 SK그룹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 부문장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분기 말일로부터 45일 이내에 배당기준일과 배당금을 정하고 이를 2주 전에 공고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