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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죄" 2심, 사실상 기소 대상 아니라고 판단[종합]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한 1심 완전히 뒤집어
"골프 안 쳤다"…"인식의 영역…선거법 적용 대상 안 돼"
"국토부 '협박'"…"정치적 의견 표명 불과, 처벌 대상 아니야"
국민의힘 공개 사진…"원본에서 떼어내 조작된 것"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항소심 재판부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은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앞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가 헌법에 위반된다면서 이 대표 측이 신청한 두 건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기각 또는 각하했다.

이 대표의 핵심 공소사실은 두가지.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백현동 개발부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용도변경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모두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이재명-고 김문기 사진' SNS 공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12월 자신의 SNS 게시판에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4명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고 "이재명 후보님, 호주·뉴질랜드 출장 가서 골프도 치신 건가요? 곁에 서 있는 고 김문기 처장과 한 팀으로 치신 건 아닌지요?"라고 썼다.

이 대표의 김 처장에 대한 문제의 발언은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불거졌다. 이 대표는 20대 대선 전인 2021년 12월 한 방송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진행자나 패널들 질문에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했다. 다른 방송에서도 "시장 재직 때 몰랐다, 하위직원이었다" "도지사 돼서 재판받을 때 처음 알게 됐고 전화도 많이 했다" "하위직원이라 기억 안 나, 기억에 남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장동 비리와 김 전 처장과의 연관성을 끊어 내 대통령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1심 "관계 부정 위해 허위사실 공표…고의성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지난해 11월 15일 판결에서 "피고인의 골프 발언은 '고인과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 중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발언의 전체적 취지는 '국민의힘에서 마치 피고인이 골프를 친 것처럼 단체사진을 4명의 사진으로 조작했다는 것'이고, 여기서 사진 조작으로 국민의힘이 꾸며냈다는 사실은 '피고인이 골프를 쳤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대표가 해외 출장 중 고인과 함께 골프 친 사실을 지적하면서 "공식일정에서 벗어나 피고인과 함께 골프를 친 사람은 김문기와 유동규뿐이기 때문에, 함께 해외골프를 친 행위는 기억에 남을 만한 행위로 보이는 점, 고인이 사망 전까지 피고인이 대응했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수사까지 받아온 사정 등을 종합하면 '골프 발언'을 하기 전까지 기억을 환기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서 허위발언의 고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대표의 '김문기를 몰랐다'는 발언은 '교유행위'(서로 사귀어 놀거나 왕래) 관계가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무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은 1심이 유죄로 본 '골프' 발언에 대해 "불고불리 원칙에 따라 그대로 판단하면 피고인 발언 중에 '골프'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부의 제3자가 말한 표현을 기초로 피고인의 발언을 사후적으로 추론하는 것은 법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2심 "'골프' 발언 없어…사후적 추론은 법리와 정면 배치"

재판부는 "몰랐다", "기억 없다"는 발언 역시 '인식'의 영역이라며 전부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누군지 아느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변한 것은 인식에 관한 것일 뿐 행위에 관한 것일 수 없어 허위사실공표행위애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 발언을 공직선거법이 적용되는 '행위'로 본 1심과 달리, 아예 판단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아울러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만 해석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라면서 "의심스러울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와 헌법상 원칙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사진을 조작했다는 이 대표 주장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의원이 제시한 이 사진은 원본이 아니다. 원본은 해외의 어느 곳에서 10명이 한꺼번에 포즈를 잡고 찍은 것이기 때문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되지 못한다"며 "해당 사진은 '원본 중 일부(피고인의 모자가 부각되고 피고인과 고인을 포함한 소수만이 한 프레임에 들어갈 수 있도록)를 떼 내어' 보여준 것이라는 의미에서 '조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심 "백현동 '용도 변경', 이재명 스스로 한 것"

재판부는 '백현동 개발부지 특혜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용도변경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역시 의견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사실공표로 해석할 수 없다고 봤다.

앞서 이 대표는 20대 대선 전 국정감사인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하자 "국토부가 법률상 의무를 근거로 용도변경을 요구했고, 안 하면 직무유기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 해줬다"고 말했다.

1심은 "백현동 부지 용도지역 변경은 법률상 의무조항에 근거한 국토부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검토하여 변경한 것이고, 피고인이나 성남시 담당 공무원들이 국토부 공무원들로부터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당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2심 "국토부 '협박' 발언은 정치적 의견 표명"

반면,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발언을 하나하나 쪼개가며 무죄로 인정했다. 사실상 "화가 나 (협박이라고) 과하게 표현했다"는 이 대표의 최후진술을 그대로 인용했다. 우선 "'협박'이라는 표현은 정치적 수사로, 실제 국토부가 수차례 공문을 통해 법률 조항(국가균형발전법 등)을 근거로 압박한 정황이 존재하고 ‘협박’이라는 표현은 그 압박을 정치적으로 과장한 것에 불과하며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어쩔 수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성남시가 용도변경을 반려하면서도 반복 협의·질의하고, 결국 조정한 점, 국토부가 ‘용도변경 독촉성 공문’을 3차례 발송한 점 등 종합 판단하면 '어쩔 수 없었다'는 피고인의 설명은 당시 상황과 부합하고, 허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발언은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고, 발언의 요지 역시 '성남시가 자의적으로 특혜를 준 게 아니라, 외압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해명임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발언은 질의응답 전체 맥락상 '정치적 의견'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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