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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할인 또 할인"⋯소비자는 '의아'


현금 확보 노린 듯 연속 할인행사에 '시큰둥'
2월 정산일 임박⋯김병주 사재 출연 '안갯속'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처음에는 할인 품목을 사러 '오픈런'도 했는데, 한달 내내 행사를 하니까 큰 감흥은 없네요."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연이어 할인 행사를 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는 분위기다. 협력사의 불안 심리는 여전, 장기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마진을 줄여서라도 단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적 조치로 잇단 할인행사를 해석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달 2일까지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를 개최한다. 이번 감사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열린 '홈플런', 1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2차 홈플런'에 이은 행사다.

홈플러스는 2023년부터 연중 최대 할인인 홈플런을 진행한 이후 2차 행사를 벌여 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3차 행사까지 늘린 것이다. 회사 측은 "홈플런 기간 방문한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실질적인 보답을 드리자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장기간 할인을 두고 현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으로 바라봤다. 홈플러스는 유통업 특성상 매일 유입되는 현금으로 상거래채권을 갚고 있다. 27일 오전 기준 상거래채권(납품대금·정산금 등) 지급액은 5470억원이다.

지난 9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과자 매대의 일부 상품이 동난 모습.

관건은 길어진 할인 기간 만큼 효과가 이어지느냐다. 소비자들은 매일 열리는 행사를 반신반의하며 바라보고 있다. 이미 신뢰도가 낮아진 데다,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제때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악순환 고리'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우유를 제외한 대부분 협력사와 납품 협의를 마쳤지만, 대금 지급에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이 멈추면 소비자들이 이탈해 변제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신청서를 보면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현금 부족 문제가 해결돼 오는 5월 말 현금 보유고가 2779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금융채무에 대한 원리금을 지급하지 않고 △운전자금 목적의 단기자금 상환을 유예하며 △회생계획 신청일 20일 전 기준으로 이전에 발생한 상거래채권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하고, 협력사 납품 중단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막기 위해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있다. 회생절차 속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정한 자금 계획이 일부 틀어진 셈이다.

국내 A 카드사에서는 지난 4일부터 17일간 홈플러스 카드 승인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5% 떨어졌다는 지표도 나왔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1.3%, 롯데마트는 22.2%, 쿠팡·마켓컬리 등 주요 온라인몰은 5.6% 늘며 홈플러스 고객 수요를 흡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고, 고객수는 9% 늘어났다고 반박했다.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금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협력사와 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2월분 정산일(이달 말)도 다가오고 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사재 출연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시기는 오리무중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백화점과 달리 직매입 중심이기 때문에 재고 확보를 위해 현금 매입 혹은 외상 매입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며 "유동성 악화에 따른 어려움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능력 약화가 심화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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