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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제약사 '일석이조' 전략⋯"대체 뭐길래"


종근당·대웅·녹십자 등 바이오텍에 지분 투자⋯신약개발·기업가치 상승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종근당과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과 기업가치 상승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바이오텍 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전략적 투자는 제약사와 바이오텍 기업 모두에게 상호 이익을 제공하며 윈윈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 산업 투자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바이오 산업 투자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오노약품공업은 최근 고형암 신약 후보물질 'NXI-101'의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이 물질은 지난해 3월 바이오텍 넥스아이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것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차세대 혁신 약물로 주목받은 바 있다. NXI-101은 암세포가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코카인-1(ONCOKINE-1)'을 표적으로 삼아 이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NXI-101을 개발한 넥스아이는 2021년 설립된 면역항암 치료제 전문 기업이다. 설립 초기 국내 유수 벤처캐피털(VC)로부터 2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2021년, GC녹십자는 2022년 넥스아이에 투자해 각각 지분 4.35%, 3.3%를 확보했다. 현재 넥스아이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간세포암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투자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해당 물질은 종양 미세환경(TME)에서 면역치료제의 내성을 유발하는 단백질 'TCTP(Translationally Controlled Tumor Protein)'를 표적으로 한다.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시판 허가 후 7년간 시장독점권과 함께 심사비용 면제, 임상 비용 세금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종근당도 바이오텍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 바이오 기업 이엔셀에 20억원을 투자해 지분 0.9%를 확보했고, 이엔셀은 이듬해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신약 후보물질 'EN001'을 홍콩 루시바이오텍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1800만 달러(약 242억원) 수준이며, 이중 선급금은 150만 달러(약 20억원)로 전해졌다. 계약에 따라 루시바이오텍은 홍콩, 대만, 마카오,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6개국에서 EN001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받았다.

CMT는 선천성 유전 질환으로 말초신경이 퇴화해 손발 근육이 위축되고 변형이 생기는 신경계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유전병으로도 유명하다. EN001은 이엔셀이 개발한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로, 초기 배양 단계에서 확보한 세포를 활용한다. 이엔셀은 비임상 연구 단계에서 신경과 근육 재생 효과를 확인했으며, 2023년 6월에는 CMT 1A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바이오텍 투자가 차익 실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휴젤은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던 올릭스의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매도해 최대 250억원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에이프릴바이오의 지분 전량 매도를 통해 221억원의 투자수익을 챙겨 수익률 170%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오 산업 투자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텍 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술 확보다.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성공 확률도 낮다. 자체 개발만으로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텍에 투자해 조기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오텍은 작은 조직임에도 혁신적인 작용기전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을 빠르게 발굴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으며, 제약사는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의 자금력과 임상 개발·허가·상업화 인프라는 바이오텍 기업의 신약 개발을 실질적으로 가속화한다"며 "바이오텍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과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제약사의 투자를 통해 임상 진입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이오텍 기업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외부로부터 검증받은 셈"이라며 "이는 VC나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해 후속 투자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IPO 과정에서도 기업가치 상승 요인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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