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양향자 전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31일 "삼성전자가 어려워진 건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Humane Entrepreneurship)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 글로벌 가이드라인 국제토론회'에 참석해 "한 사람, 한 사람을 비용으로 바라보는 기업 문화가 어느새 삼성전자 전반에 흐르며 조직 문화가 무너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양향자 전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글로벌 가이드라인 국제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35f625328bea5.jpg)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은 관료주의적 조직 구조를 뛰어넘어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직원들 스스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영철학이다.
양 전 원내대표는 "이 가치의 최대 수혜자이자 산 증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인 18살, 40년 전에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에 입사했다"며 "당시 저는 주산·부기·타자라는 세 과목만 공부해 반도체 기술을 다루는 회사에 입사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떠올렸다.
양 전 원내대표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1990년대 초반 신경영선언 당시 설파했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뒷다리만 잡지 마라' 등의 메시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양 전 원내대표는 "저는 (이 선대 회장의) '당신이 중심이다', '네가 중심이다'라는 말씀에 새롭게 태어났다"며 "아무리 사소한 일을 하더라도 제가 하는 일은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일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연구원 보조'였지만 "커피를 타도 제가 타면 더 고소하게, 책상을 닦아도 더욱 빛나게, 복사를 해도 남들보다 훨씬 선명하고 보기좋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이후 삼성전자에선 저를 그냥 '연구원 보조'가 아니라 '연구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했다.
실제로 양 전 원내대표는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다.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까지 승진했다.
양 전 원내대표는 "저는 기업가야말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상가, 철학자, 위대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건희 회장은 정부는 삼류, 정치는 사류, 기업은 이류라고 얘기하셨지만 제 생각에 기업인들은 일류에 서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세상을 이끌고 사람을 중심으로 두고 성장시키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제 토론회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글로벌 가이드라인 정립을 위한 국제 협력'을 주제로 열렸다.
세션별 발표는 배종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송창석 숭실대 교수, 가톨릭대 로렌스 박사, 김기찬 ICSB 의장, 정대율 경상국립대 학장 등이 맡았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