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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②진옥동의 고심, 김용우의 1보 후퇴


잘 나가는 더존이지만 신한금융 자금줄의 딜레마
㈜테크핀레이팅스, 사실상 하우스뱅크로 키우나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더존그룹의 제4인터뱅전문은행(인뱅) 포기는 오롯이 사회적·정치적 불확실성을 걱정한 것일까.

"(더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초래할 신규 사업 추진보다는…." 분명히 변동성 확대에 따른 걱정은 있어 보인다.

그래서 다른 인뱅 희망자들도 시중은행들과 함께 진출한다. 자본력의 크기가 달라서다.

아무리 더존이 잘 나가는 그룹이라도 인뱅 사업을 혼자 할 수는 없다. 금융업은 기본적으로 자본력 싸움이다. 지금과 같은 사회·정치적 혼란이 없더라도 인뱅 사업을 하기 위해선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더존의 2024년 연결 영업이익은 881억원이다. 당기순익은 781억원이다. 사업 영역이 국내 독점적 지위여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정도의 이익으로 앞으로 지속해 들어갈 자본을 혼자 메울 수는 없다.

신한금융과의 협력은 꾸준히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주주로 참여한다는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이 문제가 신한금융만의 문제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여러 논의가 있었을 테고, 더존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진옥동 회장의 결정도 따라 늘어졌을 수 있다.

더존으로선 인뱅의 안정적인 지배를 확신할 수 없다. 산업자본 문제다. 더존은 33% 이상의 인뱅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신한금융은 대략 10% 지분을 투입할 수 있다. 다른 금융회사들과 함께라면 인뱅 설립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궁극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 경우 더존은 33% 지분율조차 유지하는 게 버거울 수 있다. 주주 회사의 숫자를 늘려 1대 주주의 지위를 유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더존 김용우 회장으로선 익숙하지 않은 지배구조다.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전환하기로 했다. … 인공지능(AI) 서비스 라인업을 확장해 혁신 금융 플랫폼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더존은 제4 인뱅을 포기하면서 이런 계획을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라인업을 확장해 새로운 혁신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 정도밖에 없다. 분명한 건 더존은 아직은, '금융'을 내려놓진 않았다. 더존의 말로는 '새로운 그리고 혁신 금융 플랫폼'이다. AI가 핵심 키워드다.

지난해 더존비즈온,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3사는 ㈜테크핀레이팅스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5월 29일 기업등급제공업 신규 라이선스를 받았다. 기업정보조회업(CB) 이전 허가도 마무리했다.

[테크핀레이팅스 홈페이지 캡처]

기업금융중개사업도 확장한다. 매출채권팩토링을 말한다. 구매와 판매기업 양사 간의 신용만으로 판매 대금을 즉시 현금화해 중소기업의 자금 활동을 돕는 서비스다. 네크워트론, 구매자금대출, 재고자산대출은 광의의 금융업이다.

더존의 서비스와 도소매 유통·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이커머스 서비스 결합도 예고했다. 정밀 의료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더 강하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기업 CB서비스업과 기업금융중개업 확장은 ㈜테크핀레이팅스를 말하는 것이다. 인뱅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플랫폼을 만들어 더존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프로그램를 쓰고 이커머스에 엮인 충성 고객들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과정에 AI 모델을 적용한다. 더존은 이를 '더존이 가진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한 AI'라고 소개한다. 아마란스10(Amarnth10) 데이터를 융합하고 보안을 강화한 기업 최적화 통합 AI 솔루션 '원(One) AI'로 키운다.

이미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마란스10 사업 영역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대비 2024년도의 ERP 매출 비중은 46.2%에서 36.4%로 9.8%포인트(p) 줄었다. 유일하게 아마란스10 사업만 증가했다.

사실상 하우스뱅크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설처럼 시들지 않는 영원한 꽃, 아마란스(Amarnth)처럼. 그러나 나만의….

[썰] 싣는 순서

①인뱅 사다리에서 뛰어내린 더존

②진옥동의 고심, 김용우의 1보 후퇴

③혼저 옵서예, 제주는 펜안 하우꽈?

④Ep. 규제 산업 금융업과 언론(끝)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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