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자기주식 보고서 제출 의무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와 한국가스공사는 교환사채(EB) 덕분에 규제를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EB는 발행 시점부터 자사주 교환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EB의 규제 회피 용도에 APS, 크레버스 등도 EB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결산 사업보고서에서 보유 자사주가 3896만3634주로 발행주식총수의 5.40%라고 밝혔다. 자사주 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임에도 자사주 보고서를 승인하고 제출하지는 않았다.
이는 SK하이닉스가 2023년 4월11일 자사주 1991만5631주를 교환대상으로 외화 교환사채(EB)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은 EB의 교환대상이 자사주인 경우 EB 발행 시점부터 자사주가 처분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비중은 2.62%로 자사주 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
EB 발행으로 인한 자사주 보고서 제출 의무 회피는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한국가스공사의 2024년 12월31일 기준 자사주는 503만7566주로 발행주식총수의 5.77%다. 그렇지만 한국가스공사가 2021년 11월16일 자사주 648만6050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했기에 법적 자사주 비중은 0%에 해당한다. 한국가스공사의 해당 EB 중 144만8484주가 실제로 교환됐고, 잔여 교환가능 수량 503만7566주는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돼 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자사주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자사주 보고서를 제출한 크레버스도 자사주를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했다. 크레버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보유 규모가 약 270만주로 발행주식총수의 24.26%에 달한다.
크레버스는 올해 1월 자사주 87만7489주를 대상으로 하는 130억원 규모의 EB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EB 발행 표면금리와 만기 이자율이 연 7.0%에 이른다. EB 발행 목적에는 우리은행 차입금 100억원의 상환 용도도 주된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은행 대출금의 이자율이 연 5.48%로 EB에 비해 저렴하다.
크레버스의 1회차 EB 발행으로 자사주 비중이 5% 미만으로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향후 추가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EB를 활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이 외에 APS, 선익시스템, 어보브반도체 등도 지난해 사모 EB를 발행해 자사주 비중을 줄였다. APS는 지난해 12월 발행주식총수의 3.83%에 이르는 자사주 40만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했다.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6월 2회사 사모 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 자사주가 발행주식총수의 2.71%에 이른다. 선익시스템의 자사주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7.78%여서 자사주 비중이 대폭 낮아졌다. 어보브반도체도 지난해 8월 2회차 사모 EB를 발행하면서 자사주 비중이 7.21%로 줄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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