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 위기를 예상보다 빠르게 수습했다.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도 있었다. 신용카드 이용액의 소득공제 확대였다.
안타깝게도 빚으로 쌓아 올린 신용카드업은 2003년에 터졌다. 그리고 2007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다.
국내 언론들이 신용평가업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도 2000년대 초반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을 통해 속속 들어오는 기업들의 신용평가 등급 속보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이해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당시 국내에도 신용평가회사는 있었다. 우리나라 첫 신용평가사는 한국신용평가다. 이헌재 씨가 1985년에 초대 사장을 맡았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바로 그 분이다. 이후 경제부총리도 했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우리나라에만 관치(官治)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항공사들이 파산 위기에 휩싸이자, 상업은행장들을 소집해 사실상 감금한 채 자금 지원을 받아냈다는 얘기도 회자한다.
2006년쯤이다. 한 언론사가 국내 신평사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계획했다. 상장사를 중심으로 이들의 부채 현황도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당시에도 신평사들은 평가 등급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긴 했다.
그러나 평가 정보 공개는 적지 않은 시차가 있었다. 이 시차를 줄여 투자자들의 정보 획득을 더 쉽고 빠르게 하자는 취지였다. 이미 실시간 매체가 많아졌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런데 이 사업 계획은 무산됐다. 금감원의 증권 담당 임원이 언론사의 사업 주체를 조용히 만나 사업 계획을 신평사로부터 들었다며 입을 열었다. 당시 임원은 '저희 피검기관에 언론사의 지분이 들어와 있는 구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단다.
언론사는 '미국도 신용평가 정보를 블룸버그 등 통신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알고는 있으나 조인트벤처 설립은 다른 문제'라며 감독 당국으로선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재차 전했다.
이후에도 몇몇 언론사 사주의 금융업 진출 시도가 있었다. 한 언론사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저축은행업을 하고자 했다. 금융위원회는 손사래를 쳤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어 언론사가 부동산 자산운용업에 관심을 보인 적도 있다. 역시 사업 인허가를 얻지 못했다. 인가 절차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인가서를 내기 전 사전 협의 과정에서 모두 폐기됐다.
더존은 현재 전자신문을 소유하고 있다. 더존의 제4 인뱅 도전은 애초부터 안 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썰] 싣는 순서
①인뱅 사다리에서 뛰어내린 더존
②진옥동의 고심, 김용우의 1보 후퇴
③혼저 옵서예, 제주는 펜안 하우꽈?
④Ep. 규제 산업 금융업과 언론(끝)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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