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고려아연의 해외 계열회사를 통한 편법적인 순환출자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10년 만에 재발의됐다. 신학용 전 의원이 롯데그룹의 해외 법인을 통한 상호출자를 제한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후 10년 만이다. 과거 롯데그룹의 사례에서처럼 해외 법인에 자료 제출 등의 요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에는 해결될 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 (충남 천안시병)은 2일 대기업의 해외 계열사를 이용한 편법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에 국내 계열회사와 상호출자 또는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계열출자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금지 대상이 국내 회사로 한정돼 있어 국외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를 막을 규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롯데그룹의 경우 일본 법인인 롯데홀딩스가 국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지배해 국외 계열회사를 통한 출자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면서 신학용 전 의원은 국내 법인으로 한정되던 신규 상호출자 규제 범위를 외국 법인으로 확대하고, 정부가 외국 법인인 계열사에 대한 주식 취득 또는 소유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롯데그룹은 현재도 일본 법인인 '광윤사→롯데홀딩스→L제1~12투자회사' 등이 롯데지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에 출자하고 있다.
이정문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공정거래법 21조(상호출자의 금지)와 22조(순환출자의 금지)를 개정해 모든 계열회사에 대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일인의 외국법인 주식 취득 및 소유현황 신고 의무도 담겼다.
2015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롯데그룹을 겨냥한 것이라면, 이번 개정안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해외 법인을 통한 순환출자를 겨누고 있다. 고려아연은 해외 법인인 SMH를 통해 영풍 주식을 취득, 새로운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이정문 의원은 "국외 계열사를 통한 법 적용 회피 위험성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국내 자본시장 질서가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며 "국외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를 탈법행위로 규정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발의 이유를 전했다.
다만 상호출자 금지 대상에 외국 법인을 추가하고, 외국 법인에 주식소유상황 보고 의무 신설할 경우 공정거래법의 적용 대상이 외국 기업으로 확대된다는 문제가 있다. 외국 기업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주식 소유 현황을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다른 나라의 법률과 충돌한다는 문제도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신학용 전 의원이 발의했던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임기만료 폐기됐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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