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나거라~" 80년대 인기 코미디언 '김병조', 연예계 떠난 근황은?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80년대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김병조의 근황이 공개됐다.

최근 KBS 교양 '2TV생생정보'는 80년대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언 김병조를 재조명했다.

당시 MBC '일요일 밤의 대행진'에서 활약하며 평균 시청률 60% 이상을 기록한 그는, 90년대 김국진, 2000년대 유재석 못지않은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아울러, "지구를 떠나거라" "나가 놀아라" "먼저 인간이 되어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거라" "제발 교양 있게 살아라" 등의 유행어를 남기며, 식품부터 전자제품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광고를 휩쓸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가 연예계를 떠나 최정상 자리를 내려놓게 된 배경에는 1987년 한 정당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일이 있었다. 당시 대본에 포함된 '여당은 정을 주고 야당은 고통을 준다'는 문구를 그대로 전달하며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병조는 "그 말이 내 철학에 맞지 않아 정중히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그때 과감히 관두고 박차고 일어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내 잘못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 사건 이후로, 그는 무대 대신 대학 강단에 섰다. 김병조는 "배추도 이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시래기가 다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강의실 칠판 가득 한자를 써 내려가며 '명심보감'을 강의하던 그는 자신의 유행어를 활용해 "바쁘셔? 가셔도 돼. 나가 놀아라~"며 학생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학생들은 김병조의 강의가 스탠드업 코미디처럼 쉽고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그의 수업은 수강 인원이 제한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강생의 대부분이 오랜 시간 함께해온 이들이다. 1998년부터 27년째 그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제자들은 팬클럽이자 친구처럼 지내며, 직접 뜨개질한 수세미나 간식 등을 선물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고향인 전라남도 장성의 시골집으로 내려가 생활하고 있다. 서당 훈장이었던 아버지에게 명심보감을 배운 김병조는 "나도 크면 서당 훈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 꿈을 이루게 됐다"며 감회를 전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소중한 일상이다. 그는 아들 내외, 손자들과 함께 피자를 먹으며 옛날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기쁨인 장손은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른들에게 경어를 잘 사용하고, 한자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한다. 장손이 할아버지의 유행어인 "지구를 떠나거라"를 익살스럽게 따라 하자, 할아버지 김병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의 곁을 48년째 지켜온 아내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남편이 변함없는 게 제일 좋다"고 전했고, 김병조는 아내를 향해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며 애정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