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향기 성분으로 대장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잡혔다.
고려대(총장 김동원) 식품공학과 이성준 교수 연구팀이 후각 수용체 ‘OR51E2’가 대장 조직에서도 발현되며 종양 억제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연구팀은 천연 향기 성분인 ‘베타-아이오논(β-ionone)’이 OR51E2의 리간드(수용체에 결합하는 항체·호르몬 등의 분자)로 작용해 대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동 원리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유전체와 조직을 분석했다. OR51E2의 발현이 정상 대장 조직보다 대장암 조직에서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후각 수용체 OR51E2는 대장암 조직에서 N6-메틸 아데노신 메틸화로 인해 그 발현이 감소한다. 천연 향기 성분인 베타-아이오논(β-ionone)이 OR51E2와 결합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MEK-ERK 신호 전달이 억제되면서 대장암 세포 증식이 감소한다. [사진=고려대]](https://image.inews24.com/v1/6a6ce6b3d8e2aa.jpg)
이를 통해 OR51E2의 발현 감소가 N6-메틸 아데노신(세포 내 유전정보 전달 과정에서 RNA에 붙는 작은 화학 표식. 이 표식은 RNA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단백질로 얼마나 잘 만들어질지를 조절하는 역할) RNA 변형으로 인한 OR51E2 mRNA 안정성이 떨어진 결과라는 점을 최초로 찾아냈다.
베타-아이오논(β-ionone)을 대장암 세포에 처리해 OR51E2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MEK-ERK(세포 내에서 성장, 증식, 분화, 생존 등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 신호 경로를 억제했다. 세포 증식과 이동성이 억제되면서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등 뚜렷한 항암 반응이 관찰됐다.
이러한 효과는 OR51E2가 억제된 세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베타-아이오논(β-ionone)의 항암 작용이 OR51E2의 활성화를 통해 발생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와 같은 항암 효과는 대장암 세포를 이종 이식한 쥐 실험체에서도 확인됐다. 베타-아이오논(β-ionone)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베타-아이오논(β-ionone)이 OR51E2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암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향기 성분을 활용해 차세대 대장암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논문명: β-Ionone suppresses colorectal tumorigenesis by activating OR51E2, a potential tumor suppressor)는 신규 천연물의 대장암 치료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제 학술지 ‘Phytomedicine’에 지난 3월 2일 온라인으로 실렸고 올해 5월호 인쇄본을 통해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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