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타이어, ART코퍼레이션 등이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LG화학은 상호 출자 관계에 변동이 없다. 한화그룹은 상호 출자는 해소했지만 지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1일 제출한 2024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주식 15만8861주 전량을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투증권의 고려아연 주식은 2022년 11월 고려아연이 중장기 사업계획 추진을 위해 자기주식을 처분하면서 소유하게 된 지분이다. 한투증권은 중장기 투자자 지위에 맞게 2022년 이후 지분 변동 없이 보유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한투증권의 고려아연 주식 취득 가격이 주당 65만8000원이고, 지난해 고려아연 주가가 주당 100만원을 훌쩍 넘었던 만큼 상당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초기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등장해 재무적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최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막역한 사이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투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도 맡지 않았고, 직접적인 자금 제공에도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임을 우려해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해석한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막대한 차익을 예상하는 투자 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배임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 지분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로 분류하고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 우호 지분으로 평가됐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ART코퍼레이션도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고려아연 주식은 자사주 처분 이전인 2021년 4월30일 취득한 15만5110주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23년까지 고려아연 주식 투자로 평가 손실을 봤으나, 지난해 지분 매각으로 607억원의 평가이익을 남겼다.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자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지배하는 투자전문회사 ART코퍼레이션도 지난해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 4만1044주(0.21%)를 전량 매각했다.
윤 대표와 최 회장은 경기초등학교 동기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백기사 역할보다는 시세 차익을 택했다. ART코퍼레이션의 고려아연 지분 취득은 2022년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보통주를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취득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투증권이나 ART코퍼레이션과 달리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LG화학은 상호 출자 관계를 유지했다. LG화학은 2022년 11월24일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고려아연 보통주 39만1547주를 취득했다. 고려아연도 LG화학 지분을 취득해 상호 출자 관계를 맺었다.
같은 날 한화와 고려아연도 상호 지분을 취득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보유하고 있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7.25%)를 한화에너지에 1519억원(주당 2만7950원)에 매각하면서 상호 출자 관계를 해소했다.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처분에도, 한화와 한화임팩트는 여전히 고려아연 지분 1.15%, 1.81%를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 파트너십은 유지되고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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