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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붕괴사고' 13시간 만에 생환…"호미로 땅 파고 철근 10㎝씩 잘라 구조"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경기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로 매몰돼있던 20대 근로자가 사고 발생 13시간 만에 극적 구조된 가운데, 그 배경에는 구조대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있었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사진=연합뉴스]

1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대 굴착기 기사 A씨는 전날 오후 3시 13분께 발생한 붕괴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소방대원 등의 도움을 통해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구조됐다.

A씨는 대형 크레인 와이어 줄에 매달려 경기도 특수대응단 대원과 함께 지상으로 나왔다. 다행히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립 초기부터 구조대원들과 전화 통화가 가능했을 정도로 의식이 명료한 상태였다. 다만 토사 및 구조물이 추가 붕괴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A씨를 빼내는 작업은 구조대원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크레인으로 200㎏가 넘는 상판을 하나씩 들어 올린 뒤 땅 아래로 들어간 이준희 경기도 특수대응단 소방장과 조병주 소방위는 삽과 호미를 들고 조금씩 땅을 파내면서 A씨를 찾아 나섰다.

대원들은 구조물 틈새로 A씨가 착용한 하얀 헬멧을 발견했고, 이후 A씨 주변에 있는 철근을 10㎝씩 자르고 잔해물을 헤치며 땅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장장 6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대원들과 얼굴을 마주한 A씨는 당시 쪼그린 자세로 하체가 흙에 파묻혀 있었다고 한다.

A씨 얼굴과 상체 주위에는 폐기물 등이 쌓여있어 다행히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이준희 소방장 등은 오랜 시간 수분 섭취도 없이 몸이 눌려있었던 A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초코우유에 빨대를 꽂아 마시게 했다.

구조 시간이 다소 지연되자 A씨는 대원들에게 "제가 살 수 있을까요. 구조해주세요"라고 말했고, 대원들은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몇살이냐. 어디 사느냐" 등의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후 지상으로 무사히 구출된 A씨는 대원들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방장은 "사고 현장에 설치된 상황실에서는 A씨가 구출되자 그의 부모님이 아들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고 하는데 이 모습을 본 대원들도 울컥했다고 한다"며 "하루빨리 완쾌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사고 현장에서는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근로자 B씨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구조대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빨리 구조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시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사진=연합뉴스]
지상으로 빠져나오는 20대 근로자. [사진=연합뉴스(이준희 소방장 제공)]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B씨의 소재를 찾기 위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의 기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정확한 위치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구조당국은 당시 B씨와 함께 근무한 근로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그가 컨테이너 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컨테이너 6개가량의 내부를 수색했으나 B씨의 소재를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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