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 방위상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묶자'는 제안을 건넸다.
![일본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33e6d93cb7f81.jpg)
15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 당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원 씨어터(One Theater)' 구상을 전달했다. '씨어터'는 전쟁이 벌어지는 무대, 즉 전역(戰域·전쟁 구역)을 뜻한다.
이때 나카타니 방위상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우리는 일본·미국·호주·필리핀·한국 등을 하나의 씨어터로 인식해 협력을 강화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나카타니 방위상 제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이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면담에서도 이를 언급하며 한국·미국·일본·호주·필리핀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매체는 "미국이 이 제안을 전제로 방위 협력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a2ccbc48380e8.jpg)
이 같은 구상은 자위대·방위성 간부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결합해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고안됐다.
한 방위성 간부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염두에 둔 나카타니 방위상은 도널드 트럼프 체제에서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리 관저의 간부 역시 "북한과 러시아가 연계해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대만 유사시에 일본도 전쟁 구역에 포함돼야 한다"며 "중국도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b0debfd929f2f.jpg)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고립주의적 기조를 유지하려는 상황에서, 일본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미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묶어두려는 의도가 '원 씨어터' 구상의 배경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동중국해, 남중국해, 한반도를 각각 개별 전역이 아닌 '하나의 전역'으로 인식, 동맹국의 합동 대응을 촉구함으로써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안보 전략의 선택지를 마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북한·러시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지만, 용어의 정의조차 내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설익은 구상'이라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내용도 채우지 않았는데 '전역'이라는 강한 단어를 외부에 말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자위대의 한 간부도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방위성 내에서 인식을 통일해야 하는데 정의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본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41c0b4ad10ad1.jpg)
아울러, '원 씨어터'의 명확한 지리적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데다 자위대의 구체적인 활동 범위도 애매하다는 점, 이로 인해 일본이 다른 나라나 지역의 유사시에 말려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 구상에 대만이 포함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해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 등도 주요 쟁점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미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향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구로에 데쓰로 전 방위성 사무차관은 "구상이 추진되면 일본의 안전보장상 책임 범위는 넓어질 것"이라며 "일본은 헌법상 제약과 법적 근거, 자위대 능력과 과제 등을 해결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미국에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하나의 '전쟁 구역'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16f10224464ef.jpg)
한편, 일본 헌법은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통과된 '안전보장관련법'에 따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지역이 공격받아 존립이 위협받는 경우에는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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