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다. 1분기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3곳이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이들 건설사도 핵심사업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선다.
![한남5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https://image.inews24.com/v1/8f9c3e26c7a302.jpg)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한남5구역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했다. 지속적으로 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던 DL이앤씨는 오는 5월 31일 총회 결과에 따라 한남5구역 시공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도 한강과 접한 면적이 가장 커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고 신분당선 동빙고역도 인근에 신설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만 1조7584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사업은 지난해 진행한 1·2차 입찰 결과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했다.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건설사들이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5구역뿐 아니라 서울 핵심 입지 사업장에서도 수의계약이 다수다. 송파구 잠실우성1·2·3차는 지난달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한 바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도 입찰 결과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한 데 이어 두 번째 입찰 현장 설명회에도 현대건설만 참여했다.
이달 진행한 시공사 입찰도 마찬가지였다.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과 송파구 가락현대1차 재건축은 각각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며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성과 관계없이 서울 전역 정비사업 현장에 수의계약이 대세로 자리잡은 셈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초 수주를 목표로 하던 현장도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입찰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면서 "사업성 악화에 각 건설사가 보수적으로 사업을 바라보면서 경쟁입찰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시공능력평가 3위 대우건설과 4위 현대엔지니어링, 9위 SK에코플랜트 등 일부 건설사는 1분기가 지났음에도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3조5560억원을 달성했고 GS건설, 롯데건설이 각각 2조1949억원, 1조4796억원을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2분기부터는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대형 사업지에서 차례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1분기 수주액이 없었던 세 건설사도 기존에 관심을 가졌던 현장 수주가 다가오는 만큼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남5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https://image.inews24.com/v1/032d0e2ca7b7a1.jpg)
대우건설의 경우 경기 군포1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더해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가 나온 용산구 청파동2가 청파1구역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하 5층 ~ 지상 25층, 10개동, 공동주택 62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 3556억원(3.3㎡당 929만원) 규모다. 오는 18일 현장 설명회에 이어 6월 2일 입찰 마감한다.
시공사 선정 일정이 나오지 않은 서초구 원효성빌라 재건축과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대우건설이 목표로 삼고 있는 현장이다. 원효성빌라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시범아파트도 올해 중 시공사 선정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시공사 선정 앞둔 성북구 장위15구역 수주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도 관심을 드러냈지만 입찰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현장은 한화 건설부문 단독 입찰 가능성이 커졌다.
대전 변동A구역도 잠재적인 수주 목표다. 2023년 11월 정비구역에 지정된 구역은 임대가구를 포함해 2913가구 규모로 정비사업이 진행된다. 지난해 조합이 설립됐고 이르면 올해 중 시공사를 선정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업을 수주할 경우 대전 도마·변동재정비촉진지구에서 1구역(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과 4구역(롯데캐슬 시그니처 힐스테이트)에 이어 세 번째 수주 현장이 된다.
SK에코플랜트는 중랑구 면목7구역 재개발로 마수걸이 수주를 노린다. 지난 8일 2차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결과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을 눈앞에 뒀다. 다만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만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선거 이후인 6월 중순 이후 개최가 유력하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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