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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은 '봉이 김선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배민, 포장 수수료 본격화⋯"포장까지 부담은 과잉" 잡음
배달 플랫폼 "포장도 배달과 동일하게 운영·개발비 발생"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옛이야기 속 봉이 김선달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사기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주인이 없는 대동강물의 소유권을 주장해 4000냥에 팔았다고 하죠. 4000냥은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거금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유명한지 지금도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상황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곤 합니다.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 기사 모습. 2025.3.18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 기사 모습. 2025.3.18 [사진=연합뉴스]

배달 플랫폼을 두고 '봉이 김선달'이라는 힐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6.8%를 받겠다고 발표한 이후 잡음이 더 일어나는 분위깁니다.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를 떼는 것이 대동강물을 파는 봉이 김선달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입점 점주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포장은 점주가 하고, 가지러 가는 건 손님이 하는데 왜 중간에서 배달앱이 돈을 챙기냐는 겁니다. 안 그래도 높은 배달 중개 수수료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부담이 더 과중해졌다는 하소연도 나옵니다.

포장 주문 수수료가 배달 주문 수수료 대비 저렴하지 않은 점도 점주들이 불만인 부분입니다. 현재 배달앱 3사는 지난해 도출된 상생안에 따라 매출 비중에 따라 구간을 나눠 배달 수수료를 달리 받습니다. 매출 기준 상위 35% 업체는 7.8%, 상위 35~80% 업체는 6.8%, 나머지 80~100% 업체는 2.0%를 배달 중개 수수료로 냅니다.

포장 주문 수수료는 어떨까요? 배민은 6.8%, 요기요는 최대 7.7%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내년 3월까지 수수료 부과를 유예하기로 한 쿠팡이츠를 제외하면 대다수 점주가 포장 주문일 때도 배달 주문에 버금가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겁니다.

당연하지만 배달앱 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포장 주문도 배달앱 인프라를 이용하기에 배달 주문과 동일한 운영·개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점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다 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포장 주문이란 행위가 플랫폼에서 진행된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거죠. 이미 포장 수수료를 받고 있는 배민과 요기요는 물론, 1년 수수료 부과 유예를 밝힌 쿠팡이츠조차 이 부분에선 같은 목소리를 냅니다.

기존처럼 수수료가 무료인 구조에서는 기술,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입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주요 배달앱들의 포장 주문 비중이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요? 미국 그럽허브, 우버이츠, 도어대시, 유럽 딜리버리루 등 주요 해외 배달 플랫폼들은 이미 포장 주문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게는 최대 15%까지 수수료를 뗍니다.

배달앱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일까요. 취재를 하며 귀동냥하는 외식 자영업자들의 삶은 참 팍팍합니다. 여러 요인들이 겹친 결과지만, 대부분 배달 수수료 문제에 대한 불만을 가장 먼저 토로합니다. 그만큼 배달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기 때문이겠죠. 이런 상황에서 포장 수수료까지 받겠다니. 분노하는 심정에도 공감이 갑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포장 주문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엄연한 서비스를 대동강물처럼 여겨왔던거죠. 어쩌면 대동강물을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의 사기 행각이 더 터무니없게 느껴졌던 건, 물은 상품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1995년 생수 판매가 합법화되기 전까지 "이러다 물도 돈 주고 사 먹겠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여겨졌습니다. 봉이 김선달 이야기가 탄생할 당시 물을 돈 주고 사 먹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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