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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러 백화점 간다"⋯'에루샤' 뺨치는 식품관 [현장]


패션관보다 '북적'⋯백화점 3사 F&B 매출 일제히 '쑥'
프리미엄 장보기·맛집·디저트 등 식품 콘텐츠 강화 경쟁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요즘 모임 장소로 백화점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식당 고민을 크게 안 해도 되고, 카페와 장보기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서 만난 30대 주부 백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찾은 백화점 지상 명품·패션관은 다소 한가한 분위기였지만, 식당가를 품은 지하 플랫폼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내려가자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입점한 식당·카페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특설행사장에 모인 디저트 가게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바로 옆 식품관 신세계마켓에서는 한 직원이 고급 식재료를 소개하자 손님들이 우르르 몰렸다.

백화점 업계에 식품관(식당가 포함)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백화점 내부 맛집과 디저트 가게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 입점이 곧 경쟁력이 되는 것처럼 단독 식재료, 인기 식음업장(F&B)을 들여오는 게 중요한 집객 포인트로 떠오른 모습이다.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식재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신세계백화점 식당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전 점 식당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3040 고객의 매출이 31.7% 뛰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식당가·다이닝 매출도 전년 대비 20% 늘었다. 백화점 3사가 주력 상품인 패션 판매 부진 등으로 지난해 매출이 평균 1%대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가 럭셔리 시장까지 침투하면서 백화점들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소비 경험에 초점을 두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F&B 강화가 그 중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리뉴얼하며 단독 F&B 브랜드들을 대거 유치했다. 현대백화점도 기존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디저트 가게를 연달아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 역시 미쉐린 가이드, 블루리본 등 검증받은 맛집을 들여왔다.

현대백화점 내부 식당가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백화점 내부 식당은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최근 외식 비용이 커지면서 오히려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차 등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백화점들은 식품관을 찾은 고객들이 패션 등 다른 품목을 구매하는 연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옷을 쇼핑하러 왔다가 식품관에 들러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던 상황이 이미 뒤바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식품관 강화는 백화점에서 장을 보는 VIP 고객들의 충성심을 유지하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원하는 천연 식재료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육수 티백으로 만들어주거나 즉석 도정해 맞춤형 쌀을 내놓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지만, 식재료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고품질을 구매하는 큰손 고객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식품관 기대치가 명품관만큼이나 높아지고 있다"며 "식품관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이에 힘입어 더욱 확장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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