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40년간 직장 생활 후 지난해 은퇴한 김모(62)씨는 요가와 테니스를 배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과거 패션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최근 스포츠웨어를 구매할 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하지 못했던 취미를 즐기며 멋지게 늙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며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랜드글로벌이 전개하는 애슬레저 브랜드 '신디' 오프라인 매장. [사진=이랜드]](https://image.inews24.com/v1/a7be29f8dc41c9.jpg)
18일 업계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경제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여가·소비 활동을 즐기며,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인구를 뜻한다. 나이가 들면 소비가 줄어든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이들은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
기업들도 이들의 구매력과 시장 성장성을 높이 보고 관련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먼저 이랜드글로벌 애슬레저 라이프웨어 브랜드 '신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최근 506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강서·송파·잠실 등에 매장을 잇따라 열자 매출이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디는 체형이 드러나는 부담스러운 실루엣이나 노출은 지양하고, 편안한 착용감과 기능성에 집중한다. 주고객층으로 떠오른 중장년층에 맞춰 가벼운 운동에 최적화된 착용감을 내는 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랜드글로벌이 전개하는 애슬레저 브랜드 '신디' 오프라인 매장. [사진=이랜드]](https://image.inews24.com/v1/fa2e279134f578.jpg)
롯데홈쇼핑은 근력 강화, 피부 건강 등 5060세대를 위한 간편형 건강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상품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으로 TV 생방송뿐만 아니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등까지 확장했다.
또 공식 유튜브를 통해 '1분 건강', '건강식사' 등을 주제로 중장년층이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9일까지 롯데홈쇼핑 건강식품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는데, 그중 5060세대 구매 비중은 60%를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화에 따른 '프로에이징(Pro-aging)' 트렌드와도 맞물려 있다. 프로에이징은 나이가 드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추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젊음을 유지하고, 노화를 극복한다는' 안티에이징(Anti-aging)'과 결이 다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지난해 말 전국 만 14~6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 액티브 시니어 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를 보면 액티브 시니어의 96.2%는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최대 관심사는 '건강과 운동(68.1%)'이었다.
코바코 관계자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액티브 시니어의 성향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며 "시니어를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재편하는 '시니어 시프트'에 성공한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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