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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지지율 과반 찍은 이재명…'尹 늪'에 빠진 국힘[여의뷰]


이재명, 대선 가상 3자대결서 '54%' 기록
중도층에서도 '정권교체론' 40%p 앞서
국힘 "이재명 안 된다면서도 尹 손 못 놔"
"당권파, 대선 관심 없어…재건 기회마저 놓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대선 경선 중반부를 넘은 국민의힘이 '정권 재창출'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당 유력 대선 주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이 이미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늪에 빠져 민심과의 거리가 더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상계엄과 파면 이후 민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서 빠르게 등을 돌리고 있지만, 지도부와 대선 후보들 다수는 여전히 결별을 주저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이 후보에게 정권을 가져다가 바치는 셈'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은 지난주 후반부터 시작해 주말까지 사실상 '사저 정치'를 이어갔다. 지난 17일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가 국민의힘 반발로 철회한 '국민변호인단' 김계리 변호사는 19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배의철 변호사와 식사하며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다시 키웠다. 신당 논란으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지만, 윤 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현실 정치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극우 정치세력까지 가세했다. 내란 선동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가 지난 주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복귀시키겠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체, 헌법재판관 척결, 여의도 국회 해체 이 모든 것을 집행할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윤 전 대통령과 극우 세력의 정치 개입이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은 한층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21일 처음으로 50%대를 넘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전주보다 1.4%포인트(p) 오른 50.2%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은 6.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가상 3자대결에선 54%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 후보를 30%p 이상 앞섰다.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결정으로 파면된 대통령이 반성 아닌 세를 규합하려 하자, 이 후보에 비판적이던 중도층도 '양자택일' 구도에서 국민의힘 보다는 민주당 손을 들어주는 형국이다.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 내 정권교체론(68.7%)은 정권연장론(27.4%)을 크게 앞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대선 경선 후보 안철수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나경원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당지도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 후보 상당수는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면서도, 고정 지지층 이탈 등을 우려하는 듯 출당 등 '절윤(絶尹)'을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믿는 자유 진영이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반명(반이재명) 빅텐트를 위한 '대규모 복당' 방침을 밝혔지만, 윤 전 대통령과 전 목사의 정치 행보에는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백브리핑에서 두 사람에 대해 "당 밖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의견을 내거나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만 했다.

당 미디어국도 오전 '당내에서 윤어게인 창당 움직임에 한숨이 나오고 있다'는 내용의 비판적 방송 보도에 대해 "당 지도부는 물론 대다수 후보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고려할 때 이는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보도에 해당한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방침을 밝혔다.

같은 '반탄' 진영을 자처하는 대선후보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문제 삼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전날 1차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은 이미 끝났고, 지금 선거가 탄핵 찬반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나경원 후보는 이에 "탄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둘러싼 본질적 논쟁"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의 혼란이 민주당의 대선 '낙승'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나경원 후보 등 대선 승리는 별 관심이 없는 당권파들이 윤 전 대통령을 탄핵 때부터 이용한 결과가 지금의 국민의힘"이라며 "탄핵으로 어차피 이기기 어려울 대선이었다면 혁신이라도 제대로 해 향후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당 재건의 기틀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을 텐데, 이젠 그것마저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한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며 "점점 당도 (윤석열 리스크를) 방어하기 힘든 상황으로 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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