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5.4.2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952b7aa771ab3.jpg)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이 반환점을 돌아 두 차례 권역별 선거만 남겨두고 있다. 호남과 수도권에 권리당원·대의원이 비율이 높고, 국민 여론조사 변수가 남았지만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선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의 경선 최종 득표율이 9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방적 결과가 본선에서는 컨벤션 효과보다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등판하니 득표율·투표율 '최고치'
당은 지난 19~20일 이틀 동안 충청(대전·세종·충남·충북)과 영남권(대구·울산·부산·경북·경남)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진행한 결과, 이 후보는 누적 득표율 89.56%를 기록했다. 대항마인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각각 5.17%, 5.27% 득표율에 그쳤다.
이 후보는 이번 순회 경선에서 사상 초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충청권에선 88.15%(권리당원+전국대의원), 영남권에선 90.81%를 얻었다. 19·20대 대선과는 경선 룰과 후보군이 다른 탓에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지만, 앞선 순회 경선에선 특정 후보가 90%에 달하는 득표율을 거둔 역사는 없다.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20대 대선만 놓고 봐도 이 후보는 경선 동안 90%에 달하는 득표를 거두지 못했다.
'이재명 효과'는 투표율에서도 확인된다. 충청권 투표율은 20대 대선의 경우 50.2%였지만 이번 경선에선 57.87%로 7.67%p 상승했다. 영남권은 60.77%에서 70.88%로 10.11%p 상승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수십만, 수백만 당원의 간절한 마음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선 '이게 민주주의냐'라고 하던데, 국민의 마음이 모이는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5.4.2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678318626d0a6.jpg)
"이재명 압승은 '정권교체' 열망 응집력 결과
당내에선 이 추세라면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90%에 달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문재인 후보 56.5%(18대 경선·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57.0%(19대 경선·민주당) △이재명 후보 50.3%(20대 경선·민주당) 역대 당 대선 후보 경선을 감안하더라도 전무후무한 기록인 셈이다.
이번 경선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둘로 나뉜다. 이 후보에 대한 당원의 지지와 일극체제 구축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 두 주장은 각 진영 관점에 따라 달라질 뿐, 핵심이 '이재명 체제'라는 결은 동일하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국민도 정권교체 열망이 높고 응집력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 후보의 압승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집력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지속적으로 탄압을 받아온 인물이자, 시민사회가 중심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달리 이 후보가 중심인 탄핵이었다"며 "90% 득표율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에 대한 당원의 압도적인 지지가 증명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대 당 대선 경선 결과를 뛰어넘는 결과가 이 후보의 '일극체제' 구축에 따른 조직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5.4.20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265fbd5e24827.jpg)
'이재명 체제 3년'…'기울어진 운동장' 구축
당대표 선거는 당원 지지뿐만 아니라 조직력도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77.77%를 득표해 박용진 전 의원(22.23%)을 상대로 승리했다.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전당대회에선 '85.40%' 득표했다. 김두관·김지수 후보가 확보한 득표율은 14.6%(12.12%, 2.48%)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사이 당은 21대 총선을 겪으면서 소위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로 불리는 '비명횡사'를 겪었고, 국회의장 경선을 둘러싼 당원 반발 사태에 '당원권 강화'(당 선거 관련 대의원과 권리당원 반영 비율 축소) 당헌·당규 의결이 강행됐다.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개딸)이 당 운영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에도 '당원 중심 정당' 관철을 위해 추진됐고, 이들 대부분은 경선 선거인단에 포함됐다.
나아가 이 후보 지지자가 모인 카카오톡 단톡방에선 투표율 제고를 위한 '이재명 캠프 조직본부장단 특별 당부(1차)'라는 문서가 공유됐고, 지지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실정이다. 당원 투표율 70% 달성을 위해 '캠프 전 조직이 권리당원(추정자)에게 문자·카톡·통화하라'라는 내용의 지침이다. △'내가 투표하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은 없다'는 구체적 독려 예문 △ARS(자동응답) 대기조 300만명 조직 △핵심당원 및 자원봉사자 '동원'해 비(非) 권리당원 직접 홍보 등 '전 조직 풀가동'을 지시하고 있다. 해당 문서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다른 경선 캠프에선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상대 캠프에선 이 후보의 압도적인 득표율과 조직력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상대 후보) 싹을 죽인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YTN 뉴스퀘어 10AM'에 출연해 "특정 후보가 이렇게 일방적인 표를 가져가는 것은 건강한 민주당을 위해, 또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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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득표율', 무당층 보더라도 의문 생길 것"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가 '90%' 득표율로 선출되는 것은 '상수'라고 판단하지만, 득보단 실이 많다고 관측한다. '일극체제'가 증명된 경선으로 평가될 수 있는 만큼, 국민적 반감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국정 운영 내내 꼬리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90% 득표율은 이 후보의 기존 지지대였던 일극체제를 계량화되어서 증명된 것으로서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가 실제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일극체제를 비판하는 쪽에선 부정적 영향이라는 점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입장에선 이번 경선에서 컨벤션 효과를 얻기보단, 속전속결로 경선을 마무리 짓고 싶을 것"이라며 "경선 룰이나 이 후보 쏠림 현상 비판이 계속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 후보의 90% 득표율 전망에 대해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입법·사법·행정을 모두 손에 넣는 절대 군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도 90% 득표율을 보면 '이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당원과 지지자의 열광적인 지지로 얻은 결과라기 보단,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지지라고 보여 질 수도 있다"며 "비명계를 쳐냈던 상황과 연결되면서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또 다른 걱정거리를 국민에게 던져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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