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호텔 어메니티 사고 싶어요. 어메니티 때문에 그 호텔에 갑니다."
'어메니티(amenity)'는 생활 편의 시설을 뜻하는 말로 '쾌적한', '기쁜' 감정을 내포한다. 일반적으로는 호텔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종류의 비품을 주로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어메니티는 호텔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하나의 욕실 문화가 됐다.
2020년 도쿄는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화장실을 개선하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극진한 접대 문화를 뜻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를 제대로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그 핵심은 바로 화장실이었다.
유럽과 달리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진 우리나라와 일본에선 쾌척한 욕실이 주는 존재감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특급 호텔(1등급) 호텔을 가르는 주요 평가 요인으로 어메니티를 꼽는다. 호텔에 제공되는 어메니티의 질이 호텔의 품격을 가르는 하나의 요인이 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어메니티 문화가 시작된 건 2000대 중반 무렵이었다. 그 무렵 신라호텔의 이부진 대표가 해외 호텔 박람회에서 하이엔드 어메니티를 만나게 됐고,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아베다 어메니티 이미지. [사진=박은경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3696ab4d64d5c.jpg)
첫 시작은 아베다(AVEDA)였다. 이렇게 신라호텔 욕실에는 작은 크기로 아베다의 목욕용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부진 대표의 특명 "올드(Old)를 벗고 영(Young)을 입어라"던 주문의 첫 시작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 순간에 대해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혁신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어메니티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신라호텔은 영국 왕실에서 사용한다는 '몰튼 브라운'을 욕실로 들이며 '격이 다른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몰튼 브라운은 타 브랜드 제품들에 비해 월등히 향이 강한데 이 브랜드를 이부진 사장이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항간에 떠돌기도 했다.
향기로운, 격이 다른 호텔의 대명사가 된 신라호텔의 사례를 보며 경쟁 호텔들도 바빠졌다. 여행객들의 여행 가방 한구석을 당당히 차지하는 '귀하신 몸'이 된 어메니티를 홀대할 순 없었다. 호텔들은 콧대 높던 쇼파드, 발망, 불가리 등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향수 브랜드인 펜할리곤스, 딥디크, 바이레도까지 섭외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오는 7월 오픈하는 '남해 소노 호텔'이 기다려지는 특별한 이유도 어메니티에 있다. '소노 호텔 남해'에선 더욱 특별한 브랜드 '아모아쥬'를 만날 수 있다. 오만 왕실 향수인 아모아쥬는 국내에서 최저가로 만나도 50만원 이상을 호가할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욕실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프라이빗, 어메니티가 호텔의 질을 좌우한다"면서 "욕실 안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모멘트가 됐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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