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맞수토론회 '홍준표·한동훈 끝장토론' 후반전에도 양측의 날선 공방은 끊이지 않았다. 주도권을 쥔 홍 후보는 한 후보 당대표 시절 논란이 된 '당원게시판 사건'을 정조준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집요한 공격에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응수했다. 토론은 '코박홍', '이재명과 같은 뻔뻔함' 등의 거친 표현까지 오가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25일 오후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토론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8a69f94c45799f.jpg)
홍 후보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도자 품성 문제이기 때문에 안 물어볼 수 없다"며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는데 한 후보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계엄은 도망 다니시면서, 게시판에는 진심인 것이 황당하다"며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역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원 익명게시판에서 대통령 부부와 당대표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이냐"며 "지금 이 상황에서 다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선거의 중심으로 가져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홍 후보는 "비난글을 쓴 게 한 후보의 가족인가, 아닌가. 아니면 아니라고 하라"고 답변을 재차 요구했다. 한 후보는 "익명이 보장돼서 게시판에 쓴 글에 대해서 그런 걸 확인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는 "내 가족이 아니라고 하면 간단한 걸 그 얘기를 그렇게 못하느냐"고 코너로 몰았다. 한 후보는 이에 "저는 그 당시에 '김옥균 프로젝트'로 저를 찍어내려는 공작이 돌아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제가 진짜 이상했던 건 대구시장이 거기 앞장섰다는 것이었다"며 "누구 얘기 듣고 뛰어든 것이냐"고 되받았다.
홍 후보는 "말 안 하는 것을 보니 가족 맞는 모양"이라고 했고, 한 후보는 이에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민주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당원 게시판은 익명이 보장돼서 자유로운 의견을 게시하는 것"이라고 응수하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앞서 전반전에서 벌어진 '계엄 책임론' 공방도 계속됐다. 홍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에 한 후보를 가두는 데 집중했다. 그는 "한 후보 과거 김건희 여사를 형수님이라 부른 적 있지 않나. 김 여사가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를 2개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며 "한 후보가 탄핵을 주도하며 윤 전 대통령을 배신하고 차별화하겠다는 것은 개인의 차기 대선을 노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는 넥타이 받으면 계엄을 옹호하느냐"며 "누가 후보한테 잘해주면 후보는 국민이 아니라 그 사람 위주로 정치해야 하나. 저는 그렇게 정치하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홍 후보는 또 '계엄을 나서서 막았다'고 강조하는 한 후보를 향해 "야당이 막았는데 숟가락만 얹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한 후보는 "18명 국민의힘 의원과 제가 계엄을 막은 게 맞다"며 "국민의힘이 먼저 나서서 계엄이 위헌·위법이라고 제가 가장 먼저 얘기했다. 국민의힘이 함께 표결에 임하지 않았다면 계엄군이 국회에 들어와 해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격화된 공방 속 한 후보는 "시중에서 홍 후보가 '코박홍'이라고 불리는 것을 아느냐"며 "(홍 후보가) 코를 박고 90도 (윤 전 대통령에게) 아부했다는 말이다. 그때(윤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대통령 편을 들면서 이간질한 홍 후보 같은 분 때문에 결국 이런 상황(탄핵)에 이른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에 홍 후보는 "정치 시작하며 이재명씨가 하는 뻔뻔함부터 배우니까 기가 막힌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두 후보는 경선 종료 이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한 후보의 경우 전날 토론회에서 같은 질문에 '△' 팻말을 든 것과 달리, 이날은 'O' 팻말을 들어 명확히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는 앞선 토론회 전반전에서 "단일화하지 않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적하기 어렵다"며 "한 후보뿐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비명계(비이재명계)까지도 전부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단일화해야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한 권한대행까지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제가 보수에서 가장 높이 나왔다"며 "이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전체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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