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직 대통령 부부로서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불명예를 안았다.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반 구속은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비극이자, 국민에게 무겁고 참담한 충격을 주었다.
이번 광복절의 광화문 '국민임명식'을 보면서 2022년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윤 대통령 부부는 환하게 웃으면서 의기양양했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 대통령에 대한 찬양일색이었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이들 부부는 내란음모와 국정농단, 뇌물혐의로 구속되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국민의힘 또한 존립의 위기에 빠졌다.
권력의 사유화, 그 비극의 전형
이번 사태의 본질은 '권력 사유화'다. 최고 지도자의 오만과 무능 뒤에서 김 여사가 권력을 사적 도구로 전락시킨 민낯이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김 여사가 남편의 정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VIP1은 김건희, VIP2는 윤석열'이라는 한국 내 농담까지 전했다. 이는 권력의 사유화가 얼마나 극단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특히 2022년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에서 불거진 고가 명품 장신구 착용 논란은 그 상징적 사건이었다. 서희건설에서 받은 장신구가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한 측근들이 "굳이 장신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만류했지만, 김 여사는 "빌렸다고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된 기만이었다. 결국 이 사건은 뇌물 의혹과 거짓 해명, 국정농단 논란으로 이어졌고, 권력을 사적인 치장과 사욕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그간 김 여사의 행적으로 볼 때 앞으로 인사 농단· 매관매직· 권력브로커 비리 등 더 많은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전례 없는 권력 사유화에는 전례 없는 단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권력은 성찰로 지켜야 한다
김 여사는 구속 후 특검 조사 과정에서 "내가 다시 남편과 살 수 있을까"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은 오히려 “왜 국가와 국민을 권력 사유화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는가”라고 묻고 싶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몰락은 권력자의 오만과 무능, 영부인의 탐욕과 부패, 그리고 쓴소리를 거부한 귀막음의 결과였다. 만약 권력 초기에 쓴소리를 직언할 ‘레드팀’이 있었고, 이들 부부가 받아들일 의지가 있었다면 오늘의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권력은 지지층의 환호가 아니라 쓴소리에 귀 기울이는 성찰에서 지켜진다.
반복하지 말아야 할 교훈
우리 정치가 되새겨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이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권력 사유화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측근이든, 권력을 사익의 도구로 쓰는 순간 몰락은 피할 수 없다.
둘째, 권력 주변에 고언과 비판이 살아 있어야 한다. 권력 안에서 쓴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그 권력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다.
셋째, 살아 있는 권력에도 법과 도덕의 잣대는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넷째, 권력자의 배우자와 가족 또한 철저히 공적 기준 아래 놓여야 한다.
이재명 정부와 여권 전체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공적 권력은 오직 국민의 삶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인사·재정·정책 어디에도 사적인 이해가 끼어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런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쓴소리를 존중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제도화할 때 국민은 이재명 정부를 신뢰할 것이다.
권력은 힘으로만 지켜지지 않는다. 성찰과 책임으로 지켜진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몰락은 권력의 사유화가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그리고 권력을 쥔 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가 무엇인지를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경기 광명시장 [사진=양기대 전 의원]](https://image.inews24.com/v1/a473b71cc2af1f.jpg)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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