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그래서 집을 사, 말아?"
최근 지인들과 식사 자리를 가질 때마다 듣는 질문이다. 갓 서른을 지난, 어른이라기엔 어리고 애송이라기엔 성숙한 이들에게 여전히 부동산은 미지의 세계다. 2년 가까이 부동산 업계를 취재하면서도 여전히 부동산을 모르는데 남들은 오죽할까.
집을 사야 하나, 아니면 더 지켜봐야 하나. 그 답을 명확하게 내기는 어렵다. 정부 대출 규제로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이 시점이 내 집 마련의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고, 다른 한켠으론 앞으로 시작될 하락장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문외한들까지 내 집 마련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집값 흐름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27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그 결과가 시장에 서서히 나타날 때가 돼 가는 듯 하다. 대출을 규제하면서 정부의 우선 목표였던 부동산 시장 안정화는 성공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다. 무주택자도 언젠가는 집을 사야 한다. 주택 구매를 어렵게하는 대책만으로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의 불안한 심리를 잠재울 수 없다.
이미 전 국민은 부동산 규제의 결과를 목격했다. 한강변 주택 매수를 막으니 인근 지역 집값이 올랐고 서울 전역을 규제하니 지방이 올랐다. 정권이 바뀔 정도로 강렬했던 기억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았다. 부동산을 모르는 이들까지 멈춘 시장에 주택 매수를 고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불안해하는 수요자를 위해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앞선 정부처럼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아무리 집을 사지 말라고 신호를 줘도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만 더 부추길 뿐이다. 규제만으로는 나와 내 가족이 걱정 없이 살 집을 원하는 욕구를 잠재울 수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집값 상승 기대 심리거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는 곧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 대책에는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청사·유휴부지 활용 방안에 더해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속도를 높일 방안이 담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발표할 대책에는 방법 뿐 아니라 구체적인 시기도 담겨야 한다. 과거처럼 공급 목표치라는 숫자에만 열중하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힘들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도 살아나기 어렵다.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 후 실제로 행동해야 수요자가 정부를 믿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에 따라 좌우된다. 정부가 정말로 시장 안정화를 원한다면 수요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정부 대책에 대한 기대가 깨지는 순간, 억눌렸던 매수 수요는 다시 시장에 유입될 것이다.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을 기대한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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