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연찬회 마무리…찬탄-반탄 논쟁 접고 '대여투쟁' 집중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1박 2일 일정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무리하며 '대여투쟁' 의지를 다잡았다. 장동혁 대표는 "대여투쟁이 곧 혁신의 시작"이라며 "싸우는 분들이 우대받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국회의원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의원들이 말씀 주신대로 반드시 잘 싸우실 분들, 열심히 싸우실 분들만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원내에서는 의원들 각각의 대여투쟁력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활동 과정을 평가하고, 다음 선거 때 공천 자료로 활용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좋겠다는 얘기가 수차례 있었다"며 "원내행정국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정리해, 체계적으로 점수화해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지 방안을 이미 연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가 무엇보다 당의 대여투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는 것은, 총구를 바깥으로 돌려 탄핵 찬반을 둘러싸고 거듭되는 당내 분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상계엄과 탄핵, 대선, 전당대회를 거치며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의 당 진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커져 서로를 향한 공격 내지 탈당 압박까지 번지다 보니, 이것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여전략 마저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 대표도 이날 전당대회 과정에서 예고했던 '찬탄파 인적쇄신' 발언 수위를 한층 낮췄다. 그는 연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찬탄파도 잘 싸우기만 하면 공천의 길이 열려있냐'는 질문에 "전대 기간 중에도, 오늘도 제대로 싸우는 정당으로 거듭나자고 말씀드렸다"며 "단일대오에 함께하지 못하는 분에 대해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드린 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도부의 '대여투쟁' 집중에 장 대표와 반대편에 선 찬탄파도 일단은 지도부 당 운영을 일일이 논평하기보단 상황을 조금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한 개혁 성향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전대 당시보다 '찬탄파 출당' 언급 등에 있어 덜 거칠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싸워야 할 상대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데 공감하지 못 할 의원이 어딨겠느냐"고 했다. 찬탄파 안팎에선 장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강경 일변도'로만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연찬회를 통해 민생 대응과 정책 역량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당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 △청년 희망 △정치 혁신 △경제 활성화 △안전 사회 △취약계층 돌봄 △민생경제 회복 등 7개 분야 100대 입법과제를 선정하고, 각 분야별로 인공지능인재 육성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포이즌필·차등의결권·배임죄 완화 등이 담긴 상법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법 △감형·복권 대상에서 대통령과 공범 관계에 있는 자를 제외하는 사면법 등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대안을 제시하고 이슈를 끌고가는 민생 정당, 전략을 갖고 싸우는 정당으로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