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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영상 분석→자기장 변화 뚜렷 [지금은 우주]


국내 연구팀, M87 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 분석 결과 발표

EHT으로 관측한 다년간 블랙홀 자기장 변화. [사진=EHT Collaboration]
EHT으로 관측한 다년간 블랙홀 자기장 변화. [사진=EHT Collaboration]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초거대 블랙홀의 자기장 변화가 포착됐다.

블랙홀 그림자(중심 검은 부분)와 그 주변 빛의 고리 크기는 일정했는데 빛의 고리 방향, 블랙홀 주변 자기장의 나선형 모양이 연도별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우주항공청(청장 윤영빈)과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은 우리나라 연구팀(대학·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사건지평선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EHT)을 통해 M87 은하 중심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다시 관측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EHT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드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이다.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운영된다. 메시에 87(M87)은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 근처에 있는 거대한 타원 은하이다. 그 중심에 초대 질량 블랙홀이 있다.

이번 영상은 2021년 관측 자료로 인류 최초 블랙홀 사진을 공개한 2017년, 그 이듬해 2018년 자료에 이어 3년 후의 블랙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천문연, 경희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이 중심이 된 한국 연구팀은 2017, 2018, 2021년 자료를 비교 분석해 M87 블랙홀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한국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 자기장 모습의 변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EHT팀에 핵심 역할을 했다. 그 결과, 블랙홀 그림자(중심 검은 부분)와 그 주변 빛의 고리 크기는 일정했는데 빛의 고리 방향, 즉 블랙홀 주변 자기장의 나선형 모양이 연도별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EHT으로 관측한 다년간 블랙홀 자기장 변화. [사진=EHT Collaboration]
가운데 검은색 원은 M87 블랙홀, 흰색 막대는 관측된 빛의 고리의 편광 방향, 검은색 실선은 자기장의 방향을 나타낸다. [사진=EHT Collaboration]

2021년에는 자기장의 회전 방향이 2017년과 반대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기장 변화는 빛을 방출하는 영역의 내부 자기장 구조와 주변 물질에 의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블랙홀 부근의 물질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 이론을 보완할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HT는 2017년을 시작으로 2018, 2021, 2022, 2024, 2025년에 M87을 관측하며 새로운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EHT는 2026년 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단기간 변화를 관측해 동영상화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앞으로의 프로젝트에는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n VLBI Network)이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블랙홀 이미지는 연간 1장 수준으로 포착했었는데 2026년에는 3개월 동안 집중 관측을 통해 2주당 1장 수준으로 포착할 계획이다.

손봉원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비롯한 주요 연구를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이끌고 있다”며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역시 한국이 주도하는 등 사건지평선망원경의 블랙홀 연구에서 한국은 이제 핵심 국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이번 성과는 블랙홀이라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중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주 관측연구를 통해 인류의 지식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이 우주과학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재영 UNIST 교수는 “사건지평선 주변에서는 고온·고압 플라즈마가 순식간에 블랙홀로 떨어지거나 분출한다”며 “이 흐름이 주변을 휘저어 편광 변화를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기존 모델을 넘어서는 더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9월호에 실렸다. 연구에는 박종호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 한국천문연구원·연세대 조일제 박사후연구원 등도 공동 참여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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