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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힘 '탄핵의 강' 도하, 아직 늦지 않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당 주도의 정부조직법 본회의 처리, 이재명 대통령 방미 결과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9.27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당 주도의 정부조직법 본회의 처리, 이재명 대통령 방미 결과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9.27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준비에 잰걸음이다. '기초를 튼튼히 한 다음, 조금씩 중도를 향해 간다'는 게 지도부의 전략이다. 장동혁 당대표 당선과 함께 제기됐던 '당 극우화' 우려는 그가 지명직 최고위원직 인선을 비워두고, 주요 당직 인선에도 계파 색채를 덜어내면서 일정 부분 불식됐다.

물론 집토끼를 향한 구애도 쉬지 않았다. 두 차례 장외집회에서 나부낀 'Free Yoon' 같은 깃발도 사전 주의는 있었지만 당이 특별히 제지 하지는 않았다. 한 당 관계자는 당을 '보수의 용광로' 같이 만들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당은 장 대표가 구상한 계획대로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답답하다. 거대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맞설 뾰족한 수는 없고, 지지율은 박스권에 갖혀 여당 보다 10%p 이상 뒤쳐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당 안팎에선 무력감에 "이대로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푸념도 새나오고 있다.

장 대표의 '용광로 리더십'은 내부 갈등을 누그러뜨렸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이 전략이 당 안에서만 작동할 뿐 외연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정부의 대미 통상 협상 난항과 여당의 검찰 폐지 드라이브·'묻지마식' 사법부 때리기 등으로 여권에 대한 비토 여론이 커져 모처럼 호기를 맞았지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반사이익'마저 살리지 못한다면 '같이' 뛰는 당정을 상대하기 벅찰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지선 승리를 원한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지금 꿈쩍 않는다고 답답해하는 '민심'을, 국민의힘은 불과 5년 전 180도 돌아서게 한 경험이 있다. 2020년 총선에서 '역대급 패배'를 경험한 국민의힘은 '분골쇄신'해, 이듬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그 다음해 대선·지선까지 잇따라 승리하며 대반전을 이뤄냈다. 그 반전의 출발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여준 '대국민 사과'였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국정농단을 언급하며 숙인 고개는 늦은 감이 있었지만 충분히 통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는 그 결단이 민심의 물줄기를 바꾼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그때와 같다. 오히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으니 강폭도 그리 넓지 않다. 한 줌도 되지 않는 보수 한 귀퉁이를 지키려던 결과가 지난 대선 패배다. 국민의힘이 여권을 제대로 견제할 명실상부한 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하려면, 지금 중요한 게 바로 장 대표의 '결단'이다. 탄핵의 강부터 건너라. 그래야 당도 살고 나라도 산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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