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날씨가 가을·겨울(FW) 시즌 패션업계 영업사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추석 연휴부터 가을비가 오락가락 이어지고, 쌀쌀해지면서 FW 의류가 불티나게 팔리면서다. 지난해 이상기후 여파로 성수기 특수를 누리지 못했던 업계에 분위기 반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가을·겨울 패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겨울 의류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d7c4200bf6e7c3.jpg)
15일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4일부터 18일까지)보다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롯데백화점은 35.0%, 신세계백화점은 25.5%, 현대백화점은 25.2%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백화점 핵심 품목인 패션군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평균 매출은 작년 추석 대비 롯데백화점은 35.0%, 신세계백화점 46.5%, 현대백화점은 50.0% 각각 늘었다.
이는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이다. 통상적으로 백화점들은 8월부터 FW 상품을 입고하기 시작해 10월까지 집중적으로 판매한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패딩, 코트 등 아우터 제품이 잘 팔려야 매출을 견인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늦더위로 그 기간이 대폭 줄어든 데다, 11월까지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성수기를 사실상 놓쳤다.
올해는 날씨가 도왔다. 추석 연휴 서울 기준 평균 기온은 17.6~22.5도로 전년 추석 연휴(26.8~29.4도)보다 낮았다. 추석이 포함된 황금 연휴가 10월로 다소 늦었고, 비까지 내리면서 소비자들의 겉옷 구매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패션 플랫폼에서도 낮아진 기온에 가을뿐 아니라 겨울 패션에 대한 이른 수요가 눈에 띈다. 에이블리가 9월 10일부터 10월 9일까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겨울 상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고, '겨울옷'도 15%가량 많이 검색됐다.
'경량 패딩' 검색량은 약 2.5배(142%), 거래액은 2배 이상(110%) 늘었다. 모자가 달린 '후드 경량 패딩' 키워드는 11배 이상(1045%) 검색이 늘었으며, 거래액 증가율은 9.2배(820%) 뛰었다.
4분기 최근 변덕스러운 날씨를 고려하면 예측하긴 어렵지만, 단기간 날씨 예보는 패션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음 주 초부터는 아침 기온이 5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초겨울 날씨로 접어들 전망이 나오면서다.

패션업계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 위해 날씨에 발맞춘 다양한 할인 행사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19일까지 판교점에서 프리미엄 퍼(Fur) 브랜드 '마리엘렌' 팝업스토어를 열고, 퍼 아우터 제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오는 23일까지는 프리미엄 캐시미어·울 브랜드 '에르흐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인기 제품을 최대 60% 저렴하게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강남점에서 이세이 미야케의 남성복 라인 '아임 맨(IM MEN)'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열고 FW 컬렉션을 선보인다. 인기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띠어리, 메종키츠네, 준지 등 브랜드에서도 매장 내 QR코드를 활용한 룰렛 프로모션을 통해 5·10·15% 할인권을 무작위로 증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따뜻한 날씨에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트렌치코트 같이 얼마 입지 못하고 옷장에 보관해야 하는 가을 패션 수요가 대폭 줄었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4분기 테이프를 '깜짝 실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성공적으로 끊은 만큼 하반기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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