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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30년의 기록]⑬종로구,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심장으로


‘공존공영의 종로’…역사·문화·주거·경제가 함께 가는 도시로
고도제한 완화와 신속정비 추진…‘재생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종로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의 출범, 국민소득 1만달러 돌파와 함께 우리는 또 한번 풀뿌리 민주주의 여정을 시작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30년, 지금 우리는 민선8기를 건너가고 있다. 서울시의 자치구는 해방 당시 8개구(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영등포구)였던 것이 민선 부활 1기(1995년)에 25개 구로 확정돼 지금까지 현행 유지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이번 기획을 통해 종각에서 유래한 종로구, 맑은 시냇물과 말들의 고장 양천구등 각 지자체가 지난 30년간 변화해 온 모습을 돌아보고 앞으로 변화해 갈 모습을 기초단체장들과 함께 그려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편집자]
종로구청 임시청사 더케이트윈타워. [사진=종로구]
종로구청 임시청사 더케이트윈타워. [사진=종로구]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종로는 노후 주거지, 부족한 주차 공간, 대중교통의 사각지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오랫동안 누적돼 주민 삶을 크게 제약해 왔다. 이런 현실을 지켜보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종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기에 지금이야말로 종로를 근본적으로 바꿀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생각을 했다. 종로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기에 행정을 시작하면서도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도시환경 재편, 지역경제 활성화, 복지와 안전 기반 확충을 핵심 축으로 삼아 ‘종로의 다음 30년’을 설계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해왔다.

종로구청 임시청사 더케이트윈타워. [사진=종로구]
1980년 광화문.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종로는 조선 시대 한양 도성의 중심으로 설계된 지역으로 경복궁·창덕궁·종묘·사직단 등 국가 핵심시설이 밀집해 정치·제례·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다. 종로대로는 육의전과 상인 조직이 모인 최대 상업지였고 도성의 동서·남북을 잇는 길목으로 교통·경제 활동의 핵심 축을 형성했다.

근대기에는 정동의 근대 행정시설, 경성부청, 금융·언론 기관이 집중되며 수도 기능을 이어갔고 광복 이후에는 정부서울청사·외교·법조·금융기관 등이 자리하며 대한민국 행정·경제의 중심축으로 확장됐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이후에는 북촌·익선동·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이 수행되며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정체성을 이어왔다.

1995년 20만명이던 종로구 인구는 2025년 13만명으로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세대수는 모두 7만2000세대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재정은 2023년 5243억원에서 2025년 5774억원으로 확대됐고 사회복지 예산 비중은 39.3%에서 41.5% 수준까지 증가했다.

종로구청 임시청사 더케이트윈타워. [사진=종로구]
창경궁. [사진=종로구]

민선8기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정책은 ‘북촌특별관리지역’ 지정이다. 구청장은 '북촌을 생활권으로 지켜내겠다'는 목표 아래 전국 최초로 북촌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과 전세버스 통행 제한이 시행되며 주민 사생활 침해·소음·혼잡 문제가 크게 줄었다. 시행 1년 만에 주민 갈등도 완화되며 ‘거주지와 관광지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었다. 앞으로는 관광버스 드롭존 신설 등 보행 중심 관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비사업도 본격화됐다. 종로구는 31개 구역, 총 1만9360세대 규모의 ‘종로형 신속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며 창신·숭인동은 6500세대 규모의 신속통합기획으로 강북 대표 주거단지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신영동·옥인동은 뉴빌리지 선도사업, 구기동 100-48번지는 모아타운 사업을 기반으로 주거·공공시설 개선이 병행된다. 이는 구기·평창·경복궁 주변 고도 제한 완화와 자연경관지구 규제 해소 등 서울시와의 협의 결과로 주민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온 재개발·재건축의 물꼬를 튼 성과다.

주차 공간 확충도 민선8기의 주요 변화다. 종로는 630년 도심의 역사적 특성으로 공영주차장 조성 자체가 어려운 지역임에도 민선8기 동안 총 586면을 확보했다. 삼청제1공영주차장(178면), 창신소담공영주차장(176면) 준공에 이어 옥인동(90면), 신영동(14면)은 올해와 내년 준공이 예정돼 있다. 11개 민간 주차장과의 협약을 통해 128면을 추가 확보해 ‘공공-민간 협력형 주차 모델’도 구축했다. 특히 창신소담은 청소년문화의집·도서관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옥인동은 스크린파크 골프장과 다목적실 등 생활체육 거점으로 조성되며 ‘주차장 이상의 도시 구조 재편’이라는 방향성을 실현하고 있다.

교통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도입된 ‘버스 교통비 지원사업’은 종로형 교통정책의 대표 사례다. 지하철이 동쪽에 편중된 종로의 구조를 고려해 도입된 이 정책은 어르신·청년은 연 24만원, 청소년 16만원, 어린이 8만원까지 지원하며 시행 두 달 만에 2만6000명(전체 대상의 31%)이 신청했다.

복지 부문에서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1%)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이랑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권역별 통합보건의료체계로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건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를 통해 고령자 정서지원과 관계망 회복에도 힘쓰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연지물놀이터 순환버스, 취약계층 안전관리, 주거 안정 지원 등도 일상복지체계로 자리 잡았다.

도시환경과 안전 분야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이화동 연립주택 붕괴 위험 문제는 서울시와 장기 협의를 거쳐 해결의 물꼬를 텄고, 골목길 정비·안전펜스 교체·보행환경 개선 등 생활밀착형 도시관리도 강화됐다. 주민소통관 제도 도입, 통·반장과의 현장 소통 등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도 본격 운영되고 있다.

종로구의 가장 큰 현안은 인구 회복이다. 현재 인구는 약 14만명 수준이지만 적정 인구를 20만 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북촌·세운~을지로 일대 도시재생, 전통시장 정비,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 자연환경(인왕산·북한산·고궁)과 연계한 주거환경 개선이 결합된다면 청년층의 회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종로구청 임시청사 더케이트윈타워. [사진=종로구]
정문헌 종로구청장. [사진=종로구]

종로구는 향후 30년 비전을 ‘공존공영의 종로’로 설정했다. 역사·자연·관광·주거·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지향하며 서부권은 관광·업무 중심지로, 동부권은 명품 주거단지로 특화하는 이중축 전략을 추진한다. 종묘·창덕궁·북촌·세운 일대를 잇는 문화축을 중심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3년이 지난 지금, 변화는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있지만 오랫동안 멈춰 있던 문제들이 하나둘 해소되며 종로가 정체에서 벗어나 변화의 흐름 속으로 들어섰다는 점 만큼은 분명하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의 종로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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