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로 극한 기상 이변이 잦아지며 안정적 물 안보 확보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으로 식수원을 확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여름 강릉시는 돌발 가뭄으로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지난 8월 말 15%로 떨어져 생활·농업·산업용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시민들에게 간헐적 단수까지 시행되는 물 부족 상황을 경험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은 지난 8월 강릉 가뭄 지역에서 과학기술 기반의 신속한 지하수 조사·평가를 했다. 연구원의 수문지질학 전문성과 강릉시의 신속한 현장 대응이 결합한 결과, 홍제정수장 일원에 설치된 5개의 대구경 관정에서 하루 3000톤 규모의 식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강릉 홍제정수장 일원에 설치된 관정들이 하루 3000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강릉 시민 1만명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사진=지질자원연]](https://image.inews24.com/v1/2a91ba457ff584.jpg)
강릉은 태백산맥 동쪽 급경사 지형 특성상 강우가 빠르게 유출돼 저류 능력이 부족한 가뭄 취약 지역이다. 주요 지표수 상수원이 오봉저수지와 남대천 유역 등 소수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인근 지역보다 대체 수원 조달이 어려워 국지 가뭄 대응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강릉시는 연구원의 분석을 바탕으로 홍제정수장 원수 공급과 연계 가능한 관정(管井)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지름 300mm 대구경 관정 5공을 20m 간격, 30m 깊이로 굴착해 수중펌프로 지하수를 양수하고 있다.
하루 총 3000톤의 용수를 물탱크와 정수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강릉 시민 약 1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KIGAM은 이번 대응을 계기로 남대천·연곡천 등 동해안 하천변 충적 대수층과 댐·저수지 상류 암반 대수층에 대한 지하수 산출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중장기 물 안보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지하수 자원을 단기와 장기 대체 수원으로 확보하려는 지자체와 기업의 과학적 의사결정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지하수자원정보플랫폼’도 함께 구축한다.
![강릉 홍제정수장 일원에 설치된 관정들이 하루 3000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강릉 시민 1만명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양이다. [사진=지질자원연]](https://image.inews24.com/v1/19518961221891.jpg)
유순영 지하수연구센터장은 “강릉시 사례는 기후위기 시대 지표수의 한계를 보완하는 지하수 자원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풍수기 자연적으로 재충전되는 지하수의 장점을 극대화해 별도의 대규모 시설 없이도 지속 가능한 물 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권이균 원장은 “지하수 연구는 국민의 안전한 삶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이번 강릉시와 협력은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재난을 해결하는 출연연-지자체 공동 대응의 모범 사례”라며 “KIGAM은 기후위기 시대 안전한 지하수 확보를 위해 지질과학 역량을 집중하고, 국민 물 복지 향상에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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